차명석 코치가 밝힌 LG-피츠버그 평행이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0.07 10: 40

2013년 한국프로야구 반전의 주인공은 LG다. LG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것에 더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날 극적으로 2위를 탈환하는 드라마를 썼다. 한국에서 LG가 일을 냈다면,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피츠버그가 모든 이의 예상을 깨드리고 2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올 시즌 피츠버그는 94승 68패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5할 승률 이상을 찍으며 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다.
재미있는 것은 LG와 피츠버그 두 팀이 2010년 11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인연을 맺었고, 이후 서서히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점이다. LG는 2010년 11월 1일부터 12월 20일까지 50일 동안 미국 플로리다 브래든턴에서 마무리 캠프에 임했다. 당시 LG는 피츠버그의 훈련시설을 사용했는데 차명석 투수코치는 피츠버그 레이 서라지 투수코치가 농담 삼아 두 팀의 흡사한 상황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차 코치는 지난 9월 30일 당시 서라지 코치와 대화 내용에 대해 “서라지 코치가 LG 투수들을 보고 대단하다고 극찬했었다. 메이저리그 팀인 피츠버그 투수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서라지 코치는 ‘우리도 6위, LG도 6위 팀이라 그런가 보다’고 웃었다”면서 “덧붙여 서라지 코치는 앞으로 피츠버그가 잘 될 거라고 예상했었다. ‘2011시즌부터 경험 있는 감독이 팀을 맡으며 그동안 투자에 인색했던 팀도 조금씩 돈을 풀 것이다’며 변화를 예고했었다. 그런데 진짜 올해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실제로 피츠버그는 2011시즌을 앞두고 8년 동안 콜로라도 감독을 역임했던 클린트 허들을 사령탑에 앉혔다. 그리고 피츠버그는 허들 감독 체제 첫 해와 둘째 해 시즌 중반까지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했으나 후반기에 급격히 무너지며 순위 싸움서 밀려났다. LG 또한 2011시즌과 2012시즌 모두 중반까지는 패배보다 승리가 많았지만, 후반기 연패에 빠지며 추락했다.
두 팀 모두 2년 연속 끔찍한 결과를 맛봤음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LG가 지난겨울 정성훈 이진영의 FA 재계약과 정현욱의 FA 영입 등 적극적인 투자를 한 것처럼, 피츠버그도 2011년부터 매년 1000만 달러 이상 선수단 연봉을 늘렸다. 2012년 3월 팀 내 최고 스타 외야수 앤드루 맥커친과 6년 515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고, 2012년 11월에는 포수 러셀 마틴과 2년 17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었다.
결국 피츠버그는 지난 2일 21년 만에 맞이하는 포스트시즌, 신시내티와 와일드카드 경기서 6-2로 승리했다. 현재 피츠버그는 세인트루이스와 치열한 디비전시리즈를 펼치고 있다. 특히 2일 신시내티전은 2001년부터 문을 연 피츠버그의 홈구장 PNC 파크 첫 번째 포스트시즌 경기였다. 당시 피츠버그 관중들은 마치 21년의 한을 푸려는 듯, 광적인 응원으로 팀 승리를 유도한 바 있다. 오는 16일 LG 팬들 또한 2002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인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환호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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