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 이어 아이유도.. '신곡 정오 발표' 룰 깨지나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10.07 08: 58

뜨거운 경쟁 앞에 장사 없다.
가요계서 한동안 지켜져왔던 '신곡 정오 발표 룰'이 깨지고 있다. 버스커버스커가 지난달 25일 2집을 자정에 공개한데 이어 아이유도 음원발표를 8일 자정으로 확정했다. 자정 발표가 더 유리한 것을 알면서도 정오에 신곡을 발표해온 가요계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가요계가 신곡을 정오에 내자고 합의한 건, 자정 발표가 매우 번거롭기 때문. 음원 발표 직후 크고 작은 에러들을 손보기 위해서는 음원사이트 직원들은 물론이고, 소속사 직원까지 철야를 해야 하는 일이 빈번해 신곡들을 정오에 발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한 가요관계자는 "자정 넘어서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업계에 피로도가 높았다. 그래서 정오 발표로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강제적인 조항도 아니고, 모든 가수들이 일일이 동의한 건 아니지만, 대체로 잘 지켜지는 업계 룰이었던 상태. 그러나 버스커버스커는 가을 노래에 더 어울린다는 이유로 자정 발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게 자정 발표 덕분이라고 볼 순 없지만 어쨌든 반응은 뜨거웠다. 잠들기 전 사람들이 앨범을 쭉 들어보는 일이 생겼고, 이는 무려 진입과 동시에 8개 차트 줄세우기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미 줄이 세워진 후에는 10위권을 고루 들어보는 청자들에게 두루 어필하기 쉬웠고, 줄세우기로 롱런까지 가능할 수 있었다.
사실 정오 발표에서는 결코 쉽게 달성되기 어려운 성적. 정오는 학교나 직장에서 바쁜 일상이 계속되는 시간이기 때문. 타이틀곡 한곡만 들어보는 건 몰라도, 느긋하게 앨범 전체를 감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정오 발표 후 인기가수들의 '1시간만에 1위 진입'도 눈에 띄게 줄기도 했다. 정상급 가수도 올킬까지 3~4시간 넘게 걸렸다. 천천히 상승세를 타며 올라오는 일이 잦아, 몇몇 가수들은 "1위로 진입한 것만으로도 체면은 살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음원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자정을 택하는 사례가 점차 쌓임에 따라 정오 발표 룰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유도 줄세우기로 롱런에 성공한다면, 룰 파괴는 '불 보듯' 뻔한 일. 컴백을 앞두고 있는 한 관계자는 "자정 발표가 곧바로 줄세우기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아이유도 조금이나마 효과를 보는 듯하다면, 이후 컴백 시간에는 변동이 있지 않을까"하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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