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DS] '다저스 기적' 시작한 카푸아노, PS 첫 승 '감격'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0.07 13: 10

서른 다섯살에 처음 나서는 포스트시즌 마운드. 그렇지만 베테랑 크리스 카푸아노(35)는 전혀 위축됨없이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카푸아노는 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3차전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3이닝동안 볼넷 3개를 내줬지만 안타없이 애틀랜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2003년 빅리그에 데뷔한 카푸아노는 10년만에 처음 나선 포스트시즌 마운드에서 제몫을 했다.
프로 10년차, 적지 않은 나이인 카푸아노지만 포스트시즌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푸아노는 묵묵하게 자기 역할을 다 해냈다. 매 이닝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특유의 땅볼유도 능력을 앞세워 애틀랜타 타선의 예봉을 꺾어놓는데 성공했다.

더욱이 선발 류현진이 부진한 투구로 일찌감치 강판돼 카푸아노의 활약이 더욱 대조적으로 돋보였다. 류현진은 타선이 충분한 점수를 뽑아줬지만 기세싸움에서 밀리며 3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카푸아노는 6-4로 앞선 상황에서 불붙었던 애틀랜타 타선에 찬물을 끼얹는 투구를 펼쳤다. 카푸아노가 마운드에서 버틴 가운데 다저스 타선도 폭발, 13-6으로 낙승을 거뒀다.
다저스는 6월 중순까지 리그 최하위를 전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6월 23일 샌디에이고전, 다저스는 선발투수 자리에 구멍이 났다. 비로 인해 양키스전을 더블헤더로 치르면서 로테이션이 엉킨 것. 이때 카푸아노는 3일만 쉬었음에도 선발 등판을 자처했다. "우리 팀은 승리를 위한 열정이 부족하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카푸아노는 그날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다저스는 승리를 거둬 오랜만에 2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다저스는 내리 4경기를 더 이겨 6연승을 이어갔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이후 다저스는 거짓말같은 승리행진을 이어가면서 결국 디비전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카푸아노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렸지만 롱맨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리고 다저스의 상승세가 카푸아노의 헌신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건 팀원들도 모두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토록 기다렸던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카푸아노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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