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DS] 류현진 PS 부진? '처음엔 다 그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0.07 13: 10

류현진(26,LA 다저스)도 결국 사람이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이라는 무게감에 눌려 평소 하지않던 범실까지 저지르며 일찍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 3이닝동안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68개, 구속은 최고 94마일(약 151km)까지 나왔지만 제구에 애를 먹었다. 투구밸런스가 흐트러진 류현진은 연속안타를 허용하면서 결국 고개를 숙이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사실 류현진의 몸상태에 대해 꾸준히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등판을 이틀 앞둔 5일 류현진은 의료진 대동하에 불펜피칭을 소화했는데 여기서부터 부상설이 나왔다. 게다가 돈 매팅리 감독도 이와같은 의혹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

류현진이 강판된 이후에야 그가 정상컨디션이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저스 소속 해설가인 빈 스컬리 위원은 "그가 등과 팔꿈치에 통증을 안고 던졌다"고 했고, LA 타임스도 이 사실을 전했다. 또한 유명 해설가인 TBS 론 데일링 해설위원도 "류현진의 투구가 평소와는 달랐다. 던진 후 돌아서는 동작이 부자연스러워 보였는데 그래서 릴리스포인트가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이 통증을 안고 던졌다는데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다.
몸 상태도 완전치 않았던데다가 긴장도 많이 한 류현진이다. 특히 3회 수비에서 두 번이나 범실을 저지르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큰 체구답지않게 날렵한 움직임으로 좋은 수비를 펼치는 류현진에게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모두 급한 마음에 서두르다가 주자를 살려주고 말았다.
이제까지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 건 평정심이다. 매팅리 감독도 "그는 진정한 의미의 루키가 아니다. 여러 큰 경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두둔했지만 결국 류현진도 인간이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1차전에서 7이닝동안 12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무려 124구를 던져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포스트시즌에서 잘던졌던 건 아니다.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처음 진입, 특급투수의 행보를 시작한 2009년에도 그는 세인트루이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나서 6⅔이닝 2피홈런 7실점으로 무너졌다. 그 해 다저스는 세인트루에스에 1승 4패로 밀려 탈락하고 말았다.
포스트시즌에 부진했던 특급투수가 어찌 커쇼 뿐일까. 팀 2선발 잭 그레인키는 올 시즌 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계속 약했다. 2011년 밀워키 소속으로 출전한 첫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48로 약했다. 그렇지만 그레인키는 비록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올해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포스트시즌 첫 출전부터 잘하는 선수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처음 출전하는 포스트시즌의 위압감에 눌리는 선수가 더 많다. 때문에 포스트시즌에는 베테랑선수의 경험을 높게 산다. 비록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첫 선발등판에서 부진했지만 이번이 끝이 아니다. 이제까지 그는 역경에 마주할 때마다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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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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