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스타가 탄생하자 그 빛에 또 한 명이 가려졌다. 지난 주말 유럽 축구계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아드난 야누자이(1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뒤에 가려진 가가와 신지(24) 이야기다.
맨유는 지난 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에서 선덜랜드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맨체스터 더비' 패배 이후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WBA)에 연패를 당하며 하락세를 보이던 맨유가 기사회생한 경기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야누자이였다. 야누자이는 자신의 선발 데뷔전이었던 이날 경기서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0분 데뷔골을 터뜨렸다. 본인의 EPL 데뷔골이었다. 뿐만 아니라 6분 뒤 야누자이는 강력한 왼발 발리슛으로 추가골까지 터트려 홀로 전세를 뒤집었다.

두 골을 뽑아내며 데뷔전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인 야누자이는 스카이스포츠에서 평점 8점을 받는 등 호평 속에 우뚝 섰다. 초반 부진으로 인해 위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맨유로서는 야누자이의 등장이 더없이 반가울만하다.
같은 포지션에 천재적인 기량의 선수가 등장하면서 가가와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는 달리 데이빗 모예스 감독은 좀처럼 가가와를 기용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단 1경기 출장에 불과한 가가와로서는 유럽을 떠들썩하게 한 '신성'의 탄생이 씁쓸하기만 하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가와 본인도 초조함을 나타내고 있다. 당장 2014 브라질월드컵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환경은 가가와에게도 독이다. 이대로 결장이 계속된다면 월드컵 출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화려하게 입성한 맨유이건만, 현실적인 이유로 팀을 떠나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셈이다.
손을 내밀어주는 구단은 있다. '친정팀' 도르트문트다. 포르투갈 일간지 아볼라는 "맨유는 수비에 우선사항을 두고 가가와를 도르트문트의 수비수 네벤 수보티치와 맞교환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모예스 감독이 가가와의 트레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르트문트는 이전부터 가가와의 재영입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인 바 있다.
돌아오는 1월 이적시장서 맨유가 중원을 더욱 강화할 경우 가가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 모두가 극찬하는 '신성'의 화려한 빛에 가려 벤치워머 처지가 된 가가와가 더 늦기 전에 현명한 선택을 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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