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얘 빼고 싶다”의 답, 팀 그늘 비췄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0.07 15: 32

상대팀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싶은 선수들을 지목해 달라는 질문에 대한 답. 그런데 상대에서 지목한 선수들은 바로 정작 자신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었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과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의 답변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염 감독과 김 감독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넥센에서는 주장 이택근과 4번 타자 박병호가 왔고 두산은 주장 홍성흔, 10승 좌완 유희관이 선수 대표로 참석했다.
분위기가 무르익던 가운데 양 팀 사령탑에게 “상대팀에서 제외하고 싶은 선수들”을 지목해달라는 질문이 나왔다. 먼저 입을 연 염 감독은 “야수진에서는 민병헌과 오재원을 빼고 투수진에서는 우완 선발 노경은을 제외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작전주루코치로 재직하며 팀 도루 1위(179개)를 이끌었던 염 감독. 그러나 올 시즌 넥센의 팀 도루는 131개로 전체 9개 구단 중 7위였다. 빠른 발을 앞세운 야구를 표방했던 염 감독의 예상을 밑도는 순위다.

장기영-서건창, 시즌 중에는 서건창-문우람으로 테이블세터진을 구축했던 넥센. 그러나 서건창은 시즌 중 부상으로 인해 6주 가량 결장했고 장기영은 20도루를 기록했으나 타율 2할4푼2리로 아쉬움을 샀다. 시즌 중반부터 팀 전력에 가세한 문우람은 좋은 컨택 능력을 발휘했으나 2도루로 베이스러닝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보다 파급력을 높인 야구를 보여주고자 했던 염 감독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없던 상대팀 준족의 주자, 민병헌(27도루)과 오재원(33도루)을 제외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염 감독은 노경은도 두산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빼고 싶은 선수로 지목했다. 올 시즌 노경은은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한 동시에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등판한 국내 얼마 안 되는 개근 선발 투수였다. 염 감독은 시즌 전 좌완 강윤구와 우완 김영민이 브랜든 나이트-앤디 밴 헤켄을 잇는 국내 선발 투수로서 자기 몫을 해주길 바랐으나 이들은 풀타임 선발이 되지 못하고 선발+롱릴리프 1+1 전략으로 운용되었다.
김 감독이 넥센에서 빼고 싶은 선수는 누구였을까. 바로 나이트-밴 헤켄 두 외국인 투수들이었다. 올 시즌 김 감독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은 외국인 선수 운용으로 인해 힘들어 했다. 전반기에는 좌완 개릿 올슨이 허벅지 부상에 이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다행히 좌완 유희관이 그 공백을 메우며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으나 오뉴월 두산 투수진의 난조 속에는 올슨의 공백과 부진이 함께 했다.
전반기 10승을 거두며 에이스로 자기 몫을 했던 니퍼트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오른 견갑골 석회화 증세에 따른 등 근육통으로 두 달 가까이 전열 이탈했다. 올슨을 대신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핸킨스도 기대만큼의 선발로서 위력을 비추지 못해 준플레이오프서는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로 활용될 전망이다. 벤자민 주키치가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 LG, 에스마일린 카리대가 평균자책점 27.00을 기록하고 재활의 길을 걸은 삼성만큼은 아니더라도 두산의 외국인 선수 농사도 평작에는 미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만큼의 위력은 아니었으나 시즌 동안 꾸준히 자리를 지킨 나이트-밴 헤켄의 존재를 부러워했다.
그와 함께 김 감독은 “넥센 타자들 중에는 빼고 싶은 선수가 없다”라고 단언했다. 이택근-박병호-김민성-강정호로 이어진 강한 중심 타선을 보유한 넥센이지만 팀 타율-출루율 1위를 만들어낸 타자들의 전체적인 기량에 만족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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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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