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미녀들의 수다' 출신 모델 겸 연극배우 라리사가 결혼과 이혼 등 사생활 폭로에 관한 협박전화를 받으며 속앓이 중이다. 지난달 말 처음 협박전화를 받은 후 장난전화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어 지난 5일 또 다시 돈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를 받아 강경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라리사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륜동 피카소 소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박전화에 대한 정황과 힘들었던 심경, 그리고 그동안 숨겨왔던 결혼과 이혼 등에 대해 털어놨다. 그러면서 라리사는 협박범에 대한 처벌보다는 먼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라리사와 함께 연극을 공연 중인 극단 수유동사람들의 박광춘 대표는 "이런 사건에 대해 그동안 굉장히 소극적인 대응이 많았고, 배우 보호 차원에서 넘어갔는데 그래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결혼과 이혼을 가지고 돈을 요구하며 협박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기자회견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자리에 등장한 라리사는 협박전화를 언제, 어떻게 받게 됐는지 밝혔다. 라리사는 "연극 '개인교수'를 9월 30일에 끝났다. 그래서 제주도와 부산에서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때 협박 전화를 처음 받았다"라며 "지방공연을 취소하라고 하더라. 농담인 줄 알고 신경을 쓰지 않아서 대표님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장난전화로 생각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두 번째 협박전화가 왔는데, 5일 내 생일이었는데 협박전화가 오더라. 기자를 사칭해서 나의 결혼과 이혼을 밝히겠다고 하며 돈을 요구하더라. 나도 열심히, 힘들게 벌고 있는데 그렇게 쉽게 돈을 줄 마음도 없었다. 1000만원도 나에겐 큰돈이다. 그래서 내가 먼저 밝히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라며 "내가 전화를 받은 시간이 오후 11시 5분 정도였는데 너무 힘들고 무서웠다. 내가 2시간 생각하고 대표님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했다. 혼자 있으면 무섭고 죽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라리사는 "어렸을 때도 힘들게 사는 일이 많았지만 한국까지 와서 이렇게 힘든 걸(겪고 싶지 않다). 혼자 있으면 힘들다. 대표님이 바로 집 앞으로 와서 함께 얘기를 했다. 솔직하게 얘기를 했다. 결혼하고 이혼한 건 처음 작품을 할 때 알았다. 소문이 이상하게 나는 것보다 내가 직접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협박은 전화로 그치지 않았다. 라리사에게 두 차례 전화로 협박을 하며 돈을 요구한 것뿐만 아니라 그의 집 문에 '죽어라. 솔직하게 다 밝혀라'라는 협박 메시지까지 쓰여 있었다. 또 극단 측으로도 지방 공연을 중단하라는 협박 전화가 오기도 했다. 이에 라리사는 정식으로 수사와 신변보호 요청을 할 계획이다. 문자메시지나 정확한 전화번호를 알지는 못하지만 통신사와 수사기관에 전화가 걸려온 시간 등을 알려 추적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 라리사는 협박범이 폭로하겠다고 말하는 결혼과 이혼 등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라리사는 "4~5년 전에 결혼했었다. 아는 사람 소개로 한국 남자를 만났고,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성격차이 때문에 이혼하게 됐다. 지금은 그 분과 오빠동생처럼 편안하게 지낸다"라며 "어떻게 소문날지 너무 무섭고 걱정됐다. 나중에 안 좋게 나갈까봐 무서웠다. 그래서 직접 말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광춘 대표는 "라리사가 2007년~2008년 사이에 결혼을 했다가 이혼했다. 본인은 잊어버리고 싶은 사실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을 안 한 것이다. '미녀들의 수다' 출연 당시였다"라며 "라리사는 전 남편과 혼인신고만 했고, 남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최측근만 아는 사실이다. 결혼 후 1년도 채 살지 못했다. 경제적인 문제나 가정폭력 때문에 이혼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날 라리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협박범을 잡고 싶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협박범의 처벌 수위에 대해서는 "일단 왜 이런 일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 사람에게 너무 나쁘게 하고 싶지 않다. 나는 한국 사람처럼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우리나라보다 한국을 더 좋아한다. 일단 이 사람이 무슨 이유로 왜 그랬는지 알게 된 후 결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번 라리사의 협박 사건은 '개인교수'의 지방공연을 앞두고 터졌다. 이에 라리사는 공연 취소와 관련된 협박전화의 범인이 또 다른 공연 관계자 일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박광춘 대표 역시 "시기가 비슷해서 다른 공연 쪽 사람일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박범에 대한 퍼포먼스를 공연에서 계속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연예인들이 협박 사건과 관련해 쉬쉬하며 조용히 넘어갔던 것과 달리 라리사는 정면대결을 결정했다. 스스로 사건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고 협박범에게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라리사의 기자회견이 협박 사건을 마무리 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라리사는 KBS 2TV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 얼굴을 알렸으며, 영화와 연극 '개인교수' 등에 출연하며 연기활동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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