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을 앞둔 가수 아이유가 "훨씬 더 자유롭게 노래했다. 내가 악마, 마녀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아이유는 7일 오후 4시 서울 올림픽공원 K라이브홀에서 정규3집 '모던타임즈'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이같이 말하며 "머리는 노랗고 입술 빨갛고 옷은 검정색이어서 그런가, 못돼보이는 느낌이 든다. 다른 분들은 별로 안그렇다는데 나는 거기에 취해서 훨씬 더 자유로운 표정, 장난끼 많은 표정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첫 공개된 '분홍신'은 한층 더 화려했다. 섹시한 블랙 망사 미니스커트를 입고, 유혹적인 빨간 구두를 신고 무대에 오른 아이유는 의자에 앉아 요염한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남성 댄서들과 뮤지컬과 같은 신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며 기존 율동의 성격이 강했던 무대들과는 궤를 달리했다.

아이유 본인은 이미지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고 했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워진 컬러톤과 무표정으로 노래를 소화하는 아이유의 모습은 대중이 기억했던 아이유의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 그는 "안무연습을 가장 많이 한 곡이다. 라이브를 위해 무선 마이크를 들고 노래할 예정이지만, 방송 1위를 하면 이어 마이크를 쓴 채 안무를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노래는 인생의 가장 찬란했던 시절을 분홍신이 찾아간다는 내용.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모티브로 한 이 곡은 연인과의 좋았던 시절을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절, 즉 '섬머타임'으로 설정하고 아이유가 분홍신을 신고, 그 시절을 찾아가는 것으로 노래했다.
그는 "발목이 잘리는 잔혹동화 버전의 '빨간 구두'를 봤다"면서 "다음에 또 동화를 모티브로 한다면 긴 머리가 인상적인 라푼젤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컴백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건 역시 그의 섹시 변신. 앞서 공개된 티저가 야릇한 성적 매력을 갖고 있어 그의 변신에 큰 이목이 쏠렸다.
그는 "내가 그럴 깜냥이 되느냐"며 겸손해했다. 그는 "프로듀서님은 섹시함을 의도하신 것 같다. 어렴풋하게 얘기하신 것 같은데, 나 스스로는 섹시를 강조한 건 없는 것 같다. 티저나 사진에서는 일종의 트릭이라고 할까. 그냥 신선함을 보여드리기 위해 시도한 것이고, '분홍신'에서 보여드리는 모습은 이전과 이미지적으로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 안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향후 변신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이번 변신을 두고도 어색해하는 분이 많았는데, 앞으로 더 예상하지 못한 콘셉트를 더 해보고 싶다. 지금은 어색하겠지만 앞으로 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 변신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 여동생으로의 회귀 역시 가능하다. 그는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깜찍한 노래도 할 수 있다. 콘셉트도 돌고 도는 것이다보니, 언젠가는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최백호, 양희은부터 샤이니의 종현, 브아걸의 가인까지 다양한 가수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재즈 등 대중적이지 않았던 장르까지 모두 담긴 상태.

아이유는 "여러 아티스트분들과 작업을 많이 했는데, 최백호 선생님, 양희은 선생님과는 작업하면서 많이 영광이었다. 많이 배웠다. 최백호 선생님은 아직도 저한테 아이유양이라고 해주셔서 너무 송구스럽고, 볼 때마다 반하게 된다. 양희은 선생님은 마스터링 된 걸 듣고, 큰일났다. 양희은 선생님께서 혼자 부르시는 게 나을 뻔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사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가인 언니와 종현씨는 제 앨범에 또래가 참여해준 게 처음이었는데, 종현씨는 곡도 직접 주셔서 맘에 드는 곡이 나왔다"면서 "특히 가인 언니와 재킷을 찍는데 언니가 워낙 섹시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많이 밀려버렸다. 눈빛 연기 같은 걸 많이 배웠다. 멋있는 언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장르를 모험한 것에 대해서는 "앨범을 들을 때 곡에 대한 여운이 가시기 전에 장르가 휙휙 바뀌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좋은 걸 다 담고 싶은 욕심을 부리긴 했다"면서 "내가 아직 스윙이나 소울을 잘 알진 못하지만, 대중적인 느낌으로, 내 창법을 크게 바꾸지 않고 다양한 것을 해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큰 각오나 목표는 없다. 오랜만에 나온거라 즐겁게 하고 싶다. 이것 저것 다 하고 싶다. 드라마 하면서 무대가 많이 고팠고, 이런 저런 예능 프로그램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여한 없이, 불러주는 데는 다 가겠다는 마음으로 뭐든지 다 즐겁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는 유희열의 활약이 돋보였다. 뮤직비디오는 흑백톤과 컬러톤을 번갈아 보여주며 요염한 아이유와 여전히 사랑스러운 아이유를 동시에 보여주는데, 유희열은 여기서도 아이유에게 음흉한 눈길을 보내며 '감성 변태'의 면모를 자랑했다.

'분홍신'은 이민수-김이나 콤비의 작품으로, 빨간 구두를 신으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계속 춤을 추게 된다는 안데르센 동화 '빨간 구두'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다. 1930년대 빅밴드 스윙 사운드를 기반으로 클래시컬하고 빈티지한 요소를 한데 녹인 노래다. 음원은 8일 0시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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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