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연분이다. 백지영과 정석원 부부의 행복한 동행이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했다. ‘백지영의 남자’가 되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짐승남 정석원의 이야기는 ‘우리 결혼했어요’보다 달달했고, 유산의 아픔을 겪으며 함께 배려하고 성장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휴먼 드라마 만큼 감동적이었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는 백지영이 결혼 후 처음으로 출연, 정석원과의 러브스토리를 비롯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자신에 대한 루머도, 지워버리고 싶을 과거도 백지영은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방송에는 백지영의 희로애락 이야기가 잘 묻어났다. 꿈 많은 20대. 여자로서 치명적인 스캔들을 겪었지만, 백지영은 재기에 성공했다. 곤경에 처한 이상민을 외면할 수 없어 빚보증을 섰던 게 가수인생에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그는 고난을 이기고 명실공히 발라드의 여왕, OST 여왕으로 우뚝 섰다. 공백기에도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고, 연기 연습을 받았던 게 감정몰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백지영은 설명했다.
백지영의 인생은 9살 연하남 정석원에게 첫 눈에 반하며 터닝포인트가 됐다. ‘백지영의 남자’로 불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정석원 덕분에 두 사람은 공개연애를 시작했고, 결별설 2달 만에 결혼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백지영은 “녹화와 방송시기가 엉켜서 오해가 됐다”며 결혼에 신중한 정석원의 모습에 서운함을 느꼈던 시기라고 털어놨다.
이어 백지영은 “항간에는 임신해서 결혼한 게 아니냐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맞다. 내게 임신 증후가 전혀 없었다. 임신임을 모르고 결혼 약속을 했다”라며 뒤늦게 임신 사실을 알고 결혼 날짜를 8월에서 6월로 변경했음을 솔직하게 덧붙였다. 백지영은 자신의 임신소식에 정석원이 5초간 정적 후 “이건 정말 축복이야”라며 행복해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런데 총 맞은 것처럼. 유산의 아픔이 찾아왔다. 감염이 문제였다. 백지영은 “석원씨와 연애부터 결혼까지 큰 고난이 없었다. 그런데 둘이 함께 처음 맞는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는데 그때 석원씨의 진가를 봤다. 그는 나의 보호자였다. 어려운 결정의 순간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라며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아들·사위로서 믿음직스럽게 역할을 수행한 정석원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눈물을 쏟았다.
행복의 절정에서 찾아온 예기치 못한 불행이었지만, 백지영을 한뼘 더 성장시켰다. 그는 “이 모든 일을 겪고 나니 결론은 간단했다. 우여곡절을 겪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 나보다 더 큰 우여곡절을 겪은 사람들이 세상엔 많다”라며 “아직도 나를 동정 어린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나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백지영은 “인생에는 큰 파도와 작은 파도가 있는데 나는 이미 큰 파도가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데 감사한다. 만약 그 큰 파도를 지금 만났다면 내가 이겨낼 수 있을까 싶다”라며 “이런 일을 겪고 나며 지금은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됐다.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게 큰 달란트인 것 같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백지영과 정석원은 9살 나이차도 무색하리만큼 닭살애정을 과시하며 부러움을 자아냈고. 성숙한 부부애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두 사람의 동행에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라며, 악플러들은 부디 우호적인 무관심으로 일관해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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