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전창진 KT 감독, 지나치게 소박한 목표 속내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0.08 07: 05

“지난 시즌 9위보다 잘하는 것이 목표다.”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미디어데이가 8일 오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새로운 시즌을 맞는 각 팀 감독들은 ‘우승’, ‘4강’, ‘플레이오프 진출’ 등 저마다 목표를 크게 잡았다. 하지만 유독 목표가 소박한 감독이 한 명 있었다. 바로 부산 KT의 전창진 감독이었다.
출사표를 묻는 질문에 전 감독은 “지난 시즌 9위에 그쳤다. 그것보다 잘하는 것이 목표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 성적보다는 그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게 해서 군대(상무)에 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 KCC 허재 감독, 7위 동부 이충희 감독 역시 최소 목표를 6강으로 잡았다. 전 감독의 냉철한 분석은 시즌을 앞두고 다소 김이 빠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코트에 들어서는 순간, 그가 승부사로 변신할 것은 누구나 안다.

전창진 감독은 프로농구 감독상 5회 수상을 자랑하는 명장이다. 전신 TG삼보 시절을 포함, 원주 동부를 3번이나 정상에 올려놨다. 2009년 애제자 김주성과 헤어지고 KT 감독을 맡은 후에도 팀을 2년 연속 정규리그 최다승으로 이끌어 역량을 인정받았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유재학 감독(우승 3회, 감독상 3회)과는 최고감독을 다투는 라이벌관계다.
유재학 감독은 “모비스 입장에서 삼성, KT, 전자랜드가 굉장히 상위팀을 힘들게 할 중간그룹일 것이다. 밑의 세 팀을 반드시 꺾어야 상위권으로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객관적 전력상 모비스가 KT에 우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KT입장에서 다소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선전포고였다.
전창진 감독이 의기소침한 이유는 신인드래프트에서 원하는 선수를 뽑지 못한 부분도 있다. KT는 상위 4위 지명권을 가질 확률이 23.5%나 됐지만 운이 없었다. 그 결과 전체 5순위로 한양대의 포인트가드 이재도를 뽑았다. 속공에 능한 이재도는 분명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김민구, 두경민, 박재현 중 한 명을 뽑지 못한 아쉬움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다.
드래프트에 대해 전 감독은 “KT가 가드가 약해 이재도를 뽑았다. 올 시즌 조성민이 혼자 고생이 많을 것 같은데 베스트5 뽑히길 바란다”고 했다. 국가대표슈터인 조성민을 제대로 받쳐줄 선수가 없다는 뜻이다. 빈 말은 아니다. KT에는 조성민을 제외하면 A급 선수가 없다.
그렇다고 KT의 올 시즌이 마냥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전체 1순위로 뽑은 장재석은 체력고갈로 데뷔시즌 당장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신인으로 주전자리를 꿰찼던 김현수는 한창 잘 나갈 때 다쳤다. 대학리그 득점왕 임종일은 부상으로 제대로 기량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다행히 세 선수는 올 시즌을 차분히 준비했다. KT는 외국선수 앤서니 리처드슨을 잘 뽑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타 구단들은 벌써부터 리처드슨을 경계대상으로 꼽고 있다.
조성민은 “강병현과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겠다. 더 잘해서 감독님에게 칭찬을 듣겠다. 경기 중 화내시는 건 여전하지만 코트 바깥에서는 부드러우신 분”이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김현수, 장재석, 임종일에게 기대하고 있다. 부상 없이 54경기를 뛰는 것이 목표다.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베스트5도 개인적으로 욕심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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