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지훈이 허당기(?) 다분한 모습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이지훈은 7일 오후 9시 첫 방송된 SBS 새 예능프로그램 '월드 챌린지-우리가 간다'(이하 '우리가 간다')에서 배우 이종수와 함께 새 멤버로 합류해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이날 파일럿 프로그램에서부터 함께 했던 기존의 세 멤버 전현무, 박효준, 백성현은 늠름한 새 멤버들의 등장에 초장부터 텃세를 부려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지훈과 이종수는 기존 멤버들이 지난 방송에서 도전했던 울색 들기를 어렵지 않게 해 보이는 능력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나 긴장도 잠시, 서로를 경계하기 쉬웠던 이날의 분위기는 이지훈이 꺼낸 빨간 고무장갑 하나로 풀렸다. 5m 장대를 5초 만에 올라야 하는 훈련을 앞두고 어머니의 아이디어라며 고무장갑을 발에 낀 것. 고무장갑을 발에 낀 채 ‘닭발’로 변신한 이지훈을 보고 멤버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기존의 에이스로서 이지훈과 경쟁 구도를 그린 백성현의 자전거 타이어 튜브가 더욱 그럴듯해 보였기에 웃음은 배가 됐다.
'닭발'의 모양새에서도 이지훈은 꿋꿋하게 장대를 올랐고 체대 출신 다운 운동신경을 발휘해 5초에 가까운 8초를 기록하며 팀내 에이스로 부상했다.
이지훈의 활약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피어젭펜 경기를 위해 네덜란드로 떠나기 전부터 "해외 여행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한 껏 들떠있던 그는 제작진이 건낸 여권 안 탑승권이 비행기에서 밥을 먹는 식권이라는 백성현-박효준의 농담에 넘어가고 말았다. 처음에는 "식사를 사먹어야 된다"는 다른 출연진의 말에 "말도 안된다"며 어이없어 하던 이지훈은 계속되는 공세에 속아 넘어갔고, 출국장에 들어서며 탑승권을 요구하는 공항 직원에게 "이거 식권 아니냐"라고 말해 직원을 당황시켰다.
이처럼 어리버리한 면모가 있는 이지훈의 활약은 단 한 회 만에 그 자신의 캐릭터를 잡는 데 도움이 됐다. 이미 캐릭터가 잡혀 있었던 진행자 전현무, 구멍 박효준, 에이스 백성현에 이어 엉뚱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으며 존재감을 발한 것. 앞으로 이지훈이 예능에서 보일 활약상이 기대를 모은다.
한편 ‘우리가 간다’는 출연자들이 전 세계의 수많은 이색대회에 도전해 직접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전현무, 백성현, 박효준, 이지훈, 이종수가 출연한다. 지난 6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돼 호평을 받은 후 정규 편성됐다. 이날 멤버들은 네덜란드 민속 경기 피어젭펜(장대 짚고 강 건너기) 대회에 도전했다.
eujenej@osen.co.kr
'우리가 간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