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불의 여신’ 박건형, 절제된 분노 연기..안방 숨죽였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0.08 08: 32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속 박건형이 확 변했다. 문근영에 대한 복수심과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그가 선전포고를 하면서, 드라마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박건형의 절제된 분노 연기는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박건형은 이 드라마에서 권력을 위해서라면 사람을 죽이는 것도 서슴지 않는 이강천(전광렬 분)의 아들 이육도 역을 맡았다. 초반 유정(문근영 분)의 재능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유정을 강천에게 추천하면서 올곧은 사기장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강천이 육도와 유정을 경쟁하게 하고, 유정이 강천에게 복수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유정과 대척점에 서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방송된 27회는 강천에게 복수하기 위해 육도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들었던 유정이 진실을 고하고 육도를 대역죄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이야기가 그려지며 두 사람의 갈등이 심화됐다.

육도는 유정이 왜 자신의 아버지인 강천에게 복수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됐고 충격에 빠졌다. 또한 사기장으로서의 명예를 버리고 유정의 유약을 훔쳤다고 진실을 말하면서 유정에 대한 분노가 거세졌다.
이날 가장 긴장감이 높았던 장면은 육도가 유정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모습. 육도는 “난 이미 죽었다. 너의 계략에 빠져 사기장으로서의 명예를 잃었음을 알았을 때, 일개 공초군의 유약을 훔쳤다고 자복했어야 했을 때 이미 죽었다. 넌 날 살린 것이 아니라 죽인 거다. 널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짓이든 할 수 있다”고 서슬퍼런 분노를 드러냈다.
이 장면은 앞으로 유정이 친아버지인 강천 뿐만 아니라 친오빠인 육도와 힘든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을 예고하며 새로운 갈등의 시작을 알렸다. 더욱이 명예를 잃고, 유정에 대한 적개심으로 가득한 육도의 분노 가득한 눈빛은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했다.
박건형은 이 드라마에서 초반 사기장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올곧게 행동하는 육도를 연기했다. 하지만 강천의 채찍질과 성공에 대한 욕구 때문에 유정과 대립하게 되면서 술수도 서슴지 않는 인물로 변모했다. 여기에 복수의 화신으로 다시 돌변하며 팔색조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건형은 인물의 성격 변화가 심한 육도를 연기하면서도 연기의 흐름을 잃지 않고 있다. 유정에 대한 활활 타오르는 복수심을 표현하면서도 눈빛은 모든 것을 잃은 육도를 표현하고자 슬픔이 넘쳤다. 몰아치듯 분노를 표현하는 것보다 감정을 억누르고 절제된 슬픔과 분노를 표현한 박건형의 연기는 이날 드라마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육도라는 인물을 세세하고 분석해서 표출되는 연기는 오락가락한 캐릭터를 극에 무리 없이 녹여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앞으로 박건형은 유정 역의 문근영과 더욱 심도 있는 갈등을 보일 예정. 때문에 지금까지와 달리 갈등의 전면에 서게 된 박건형의 연기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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