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공주' 오창석 "설설희 제가 봐도 멋있죠. 악플은.."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10.08 09: 48

임성한 작가의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는 또 한 명의 남자 배우를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매번 새로운 얼굴을 기용해서 스타로 만들기로 유명한 임성한 작가가 발굴한 배우는 오창석이다.
어느 새 극 중 이름인 '황마마'로 더 유명해 진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정말 많이 배운다"라고 전했다. 그에게 황금같은 기회이자 동시에 연기를 넘어 인생 공부를 하고 있는 작품이 된 이 드라마와 언제나 베일 속에 감춰진 임성한 작가에 대해 들어봤다.
오창석은 자신을 '중고 신인'이라 부르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고 신인은 그래도 인지도가 있는데 빛을 못 본 연기자들인 것 같고, 저는 아예 인지도도 없고 생 초짜였으니까요."

2008년 KBS 2TV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본격 데뷔한 그는 5년여만에 주연을 꿰차게 됐다. "부모님이 굉장히 좋아하시겠다"라고 하니 "정말 좋아하신다"라며 "아무래도 주위 어르신들이 많이 보셔 피드백들이 많으니까. 아들이 오랜기간 TV에 나오시니 좋아하시고 꼭 본방사수하신다"라며 빙긋 웃어보였다.
무엇보다 임성한 작가와 만난 과정에 대해 궁금했다. 대중 역시 가장 궁금해 할 부분이다.
"작년에 KBS TV소설'사랑아 사랑아'를 했는데, 그걸 작가님이 보시고 드라마가 끝나기 한 달 전에 미팅에 불러주셨어요. 그래서 갔는데, 한 달 동안 연락이 없어서 안 됐나보다 하고 있었죠. 그런데 촬영 마지막날 연락이 왔어요. 캐스팅이 됐다는 거에요. 그 날이 12월 24일이었는데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어요. 마침 눈도 내렸거든요. 얼떨떨했죠. 그 해 미팅 중 가장 무게감이 큰 작품이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나중에 여쭤봤어요. (전)소민(오로라 역)이랑 '왜 우리를 캐스팅 하셨냐'고 물었더니 선생님 본인이 생각한 이미지랑 잘 맞았다고 하더라고요."
'오로라 공주'의 전개를 두고 궁금해 하는 부분이 시청자들과 똑같다고도 했다. 1월에 15부 정도 받고 찍으면서 현재 5회 정도 더 받고 있는 상황이라, 시청자들과 알고 있는 정보가 비슷하다는 것. "저도 마마가 로라와 결혼하게 될 지 예상못 했어요. 대본을 한 회 한 회 가면서 알기 때문에 시청자들과 거의 같은 입장이에요. 다만 큰 흐름은 이거다,란 생각을 잡고 가는 거죠."
작가와 어떻게 소통을 하냐는 질문에는 "작가님이 배우한테 직접 할 때도 있고 연출를 통해 하실 때도 있는데, 배우와 직접 소통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좋아하신다"라고 전했다.
임성한 작가에 대해 갖고 있는 소위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 만큼 임성한 작가가 명성에 비해 알진 부분이 많지 않아 생긴 것들이기도 하다. 이에 그는 "많은 분들이 임성한 작가님이 배우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한다고 생각하시데, 그건 오해다. 이런 것 저런 것에 대해 차근히 '이해가느냐'고 물으시고, 만약 이해가 안 간다면 자세히 설명해주신다. 인터뷰를 많이 안 하시고 노출이 거의 없어서 (대중의)오해가 큰 것 같다"고 설명하며 임성한 작가에 대한 오해는 정말 오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마의 첫 째 누나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김보연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임성한 선생님이나 김보연 선생님이나, 보이는 이미지가 강해 성격 역시 셀 것같다고 생각하고, 촬영하면 되게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김보연 선생님은 특히 소녀 같으시면서도 연기 준비하시는 것을 보면 깜짝 놀라요. 큰 누나처럼 정말 잘 챙겨주시면서도 배우로서 그 배역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시고 노력하세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박영규, 손창민, 오대규 등 오로라의 세 오빠이자 3형제가 급작스럽게 하차할 때 가장 잡음이 많았었다. 특히 그 하차는 '통보' 형식으로 알려졌기에 더욱 파장이 컸다.
이에 대해 오창석은 "나는 완전히 신인배우이기 때문에 왈가왈부하지 못한다"라고 조심스러워하며 말을 아꼈다.
이어 "배우들, 작가님 모두 큰 스토리 내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해야만 하는 것은 내 영역으로 주어진 대본에 충실히 계속 연기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라고 배우로서 연기하는 데만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연기하고 있는 캐릭터 '황마마'를 직접 소개해 달라고 했다. "남들에게 자신을 노출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고(은둔형), 자기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고, 여기에 도도하고 차갑고 여자들 위에 있으려고 하는 인물이었다. 속세에 관심이 큰 사람도 아니고. 초반 콘셉트 자체를 드라마 제목이 '오로라 공주'이기 때문에 동화적인 왕자 이미지가 컸다. 귀공자스러운 느낌으로 잡았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은 드라마에 이런 마마가 변화해하는 과정, 그 성장담이 그려지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실제로는 부모님과 누나, 여동생이 있지만 황마마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내가 하는 모든 일들에 관해 집에서 터치하는 건 많지 않아요. 내 생각대로 하고,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많이 믿어주고 내 결정에 따라주시는 편이에요. 시스터보이, 마마보이, 둘 다 아닙니다! 하하"
얼마 전 마마의 분량을 두고 말들도 많았다. 갑자기 분량이 확 줄었고 캐릭터 역시 변했다는 것에 대한 팬들의 원성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물론 알고 있었다. 그런데 드라마 자체가 이야기 흐름과 축이 바뀌면서 등장 인물의 분량이 유동적이다. 그 때는 다른 인물들이 드라마의 한 축으로 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마마가 조금 뒤로 빠져야 했다. 이는 드라마의 큰 흐름으로 봐야 이해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150부작이란 긴 시간에서 크게 구성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보는 분들 역시 한 회 한 회로 보는 것 보다는 시즌처럼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시즌은 이쪽 집안 얘기, 다음 시즌은 저쪽 집안 얘기, 그런 '기간'의 느낌인 거죠." 이를 들으니 나름 일리가 있다고 생각돼 고개가 끄덕여졌다.
마마의 캐릭터 변화에 대한 원성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이 마마를 답답해하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상황을 좌지우지하지 못하고 주가 돼서 중심을 잘 잡지 못하고..답답하시겠지만 극의 갈등 구조라고 생각하시길 바란다. 마마가 좀 더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한 과정들이다"라고 시청자들에게 마마를 좀 더 이해해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설설희(서하준 분)와 라이벌 구도로, 설설희 쪽을 지지하는 팬들도 팽팽히 맞선다. 부담은 되지 않는지"라고 하자 오창석은 "에이, 설설희 편이 훨씬 더 많다"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당연히 완벽함은 설설희죠. 제가 봐도 멋있는걸요. 그걸 떠나서 내가 '마마를 잘못 그려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나'란 생각이 들어 고민이 많았어요. 웬만하면 기사 댓글들을 다 보는데 마마 캐릭터에 대해 지질하다 등 뭐라고 하시는 건 수긍하는데, 제가 혹시 연기를 못 해서 그런 건 아닌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럴 수록 대본에 집중하자고 생각했죠. 캐릭터에 대한 반응은 내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밖에서 저를 보시면 포털사이트와는 다르게 많이 응원해주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세요."
처음으로 이런 경험을 해보면서 악플에 대한 고통을 겪어봤다는 그는 이번 작품이 배우 인생에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해 보였다. 
"배우로서 공부가 정말 많이 돼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악플에 힘들어한다고 방송에서 얘기하면, 이해는 가는데 크게 공감할 수는 없었어요. 진짜 어떻게 힘들지는 몰랐는데, 나름 열심히 했는데도 힘 빠질 때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스스로 지치면 안 됐다. 캐릭터는 악플세례를 받을지라도 그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역을 제대로 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 자각시켰다. 다행히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그런 게(온라인 상 악플) 전부가 아님을 깨달아요."
'오로라공주'에 대해 그는 '불완전한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 사랑하는 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하며 오로라, 황마마 둘 다 모두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진짜 사랑'을 몰랐던 사람들이 사소한 것들에 감사하게 되는, 그들의 변화를 보여주는 드라마라는 것이다.
앞으로 전개에 있어 바람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마마라는 인물이 결혼을 하게 됐는데 남편으로서 동생으로서 장모님을 모시는 사위로서 조율을 잘 하면서 지혜로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했다.
"저도 마마가 앞으로 어떻게 할 지 궁금해요. 매번 기대하면서 대본을 받습니다. 저도 (윤)해기 형(김세민 분)이 누구랑 연결 되는지, 나타샤(송원근 분)는 언제 나올 지 정말 궁금합니다. 앞으로 드라마를 큰 그림으로 이해하고 보시면 한 회 누가 많이 나왔고 적게 나왔냐 보다는 드라마 전체의 흐름을 감상하면서 여유있게 감상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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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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