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준플레이오프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홈런인가.
넥센과 두산의 2013 준플레이오프는 가을야구가 낯선 구장에서 벌어진다. 바로 목동구장. 지난 2008년부터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넥센은 올해 창단 6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진출에 성공했다. 1989년 개장한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열리는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목동구장은 전형적인 홈런 구장이다. 좌우 98m 중앙 118m로 짧은 편이고, 펜스 높이도 2.3m에 불과하다. 결정적으로 바람이 본부석에서 외야로 불어 바람을 타고 넘어가는 홈런성 타구가 많다. 올해 목동구장에서 치러진 64경기에서 111개 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평균 1.73개가 나온 것이다.

경기당 평균 홈런은 문학구장 다음이다. 문학구장은 올해 64경기에서 홈런 141개로 경기당 평균2.20개가 터졌다. 좌우 95m 중앙 120m 펜스 높이 2.42m로 비교적 짧은 구장이다. 하지만 체감상으로 목동구장의 홈런이 많게 느껴지는 건 넥센의 홈런이 원정팀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올해 팀 홈런 125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125개 중 71개를 목동구장에서 넘겼다. 목동구장에서 넥센이 71개의 홈런을 치는 동안 상대팀들은 40개밖에 넘기지 못했다. 박병호·강정호·이성열·김민성 등 장타자들이 많은 넥센이 홈 어드밴티지를 제대로 살린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두산을 상대로도 넥센의 목동구장 홈런은 유독 빛났다. 넥센은 올해 두산과 가진 목동 홈8경기에서 16개의 홈런을 폭발시켰다. 박병호 5개, 강정호 3개, 이택근·김민성·유한준 2개, 이성열·서동욱이 1개씩 홈런을 터뜨렸다. 넥센은 목동 두산전 8경기 6승2패로 절대 우위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시즌막판부터 "목동구장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하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넥센 팀 타자들의 장점을 십분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넥센은 박병호(37개) 강정호(22개) 이성열(18개) 김민성(15개) 등 15홈런 이상 타자만 4명이다. 목동구장에서만 22홈런을 친 박병호도 "목동에서 먼저하는 게 큰 장점이다. 목동에서 먼저 2승을 거두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두산도 장타력에서 결코 뒤처지는 팀이 아니다. 가장 큰 규모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팀 홈런 95개로 이 부문 4위에 올랐다. 목동 8경기에서 홈런 6개에 그쳤지만 표본이 많지 않다. 올해 두산은 잠실구장에서 44개의 홈런으로 LG(19개)보다 두 배 더 많았다. 목동구장이라면 두산도 불리할 것 없다. 김현수(16개) 홍성흔(15개) 이원석(10개) 등 두 자릿수 홈런 타자 3명이 주목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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