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1] '홈런에 고의사구' 박병호, 누가 그를 걱정했나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10.08 21: 41

넥센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27)의 무시무시한 위력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박병호는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 홈런을 쏘아올리며 2타수 1안타(1홈런) 2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팀은 이택근의 적시타로 9회말 4-3 끝내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타격 3관왕, 올해 타격 4관왕을 휩쓴 박병호의 존재는 준플레이오프 전부터 양팀에 큰 무게감을 줬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경기 전날인 7일 미디어데이에서 "박병호는 걸릴 수 있으면 걸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산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박병호는 첫 타석이었던 1회 팀이 1-0으로 앞선 2사에 타석에 들어서 니퍼트의 공을 7개 지켜본 뒤 8구째 150km 높은 직구를 받아쳐 중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풀 스윙이 아니었지만 공은 가볍게 담장을 넘었다.
박병호는 팀이 2-2로 맞선 3회 2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 배터리는 결국 만루 위기를 감수하고 박병호를 고의사구로 출루시켰다.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의 위압감은 두산에 이미 큰 걸림돌이었다.
박병호는 세 번째 타석인 6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올 시즌 볼넷 1위를 기록한 박병호의 선구안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됐다. 프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 출장이었지만 박병호는 긴장한 기색 없이 차분하게 볼을 골라내며 니퍼트를 흔들었다. 니퍼트는 결국 이성열에게 적시타를 내줬고 박병호는 홈을 밟았다.
팀이 비록 9회초 3-3 동점을 허용하며 박병호의 득점은 빛이 바랬지만 박병호의 존재는 1차전을 넘어 이후에도 꾸준히 두산에 큰 위압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대표팀에서도 탈락했던 박병호는 포스트시즌에서 그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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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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