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주장 이택근(33)이 50억짜리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택근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3-3으로 맞선 9회말 2사 2,3루에서 정재훈을 상대로 우익수 앞 빠지는 끝내기 안타를 작렬시키며 넥센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5타수 1안타 1타점. 유일한 안타가 결정적인 순간 터졌다. 끝내기 안타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결정적인 호수비를 펼치며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이택근의 진가는 먼저 수비에서 나타났다. 결정적 수비가 3-2 살얼음 1점차 리드를 지키고 있던 7회초에 나왔다. 1사 후 정수빈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어 사이드암 한현희가 구원등판하자 두산 벤치는 양의지 대신 좌타자 오재일을 대타 카드로 썼다.


오재일은 한현희의 5구째 직구를 잘 받아쳐 중견수 쪽으로 날카로운 드라이브를 날렸다. 타구가 빠르게 살아서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졌다. 워낙 강한 타구라 쉽게 처리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비에 일가견있는 이택근은 타구 방향으로 몸과 글러브를 내밀어 침착하고 정확하게 공을 캐치했다.
결정적인 장면은 바로 다음에 나왔다. 오재일의 타구에 1루에서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정수빈이 부랴부랴 귀루했고, 이택근은 캐치 후 곧바로 송구 동작으로 들어갔다. 송구는 정확하게 1루로 향했고, 여유있게 정수빈을 잡아냈다. 더블 아웃으로 연결시킨 외야 보살로 두산의 추격 흐름을 완벽하게 끊어냈다.
폭넓은 외야 수비를 자랑하는 이택근은 올해 5개의 외야 보살로 강견을 자랑한다. 포수 출신답게 빠르고 정확한 송구가 중요한 순간 빛을 발했다. 올해 넥센은 외야 보살이 24개로 9개팀 중 가장 많은 팀.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이택근의 50억짜리 명품 수비가 넥센의 리드를 지키고, 두산의 추격을 차단한 순간이었다.
이어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이날 4번째 타석까지는 무안타에 그쳤지만 9회말 2사 2,3루 마지막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두산 마무리 정재훈의 바깥쪽 낮은 공을 가볍게 밀어쳐 우익수 앞으로 보냈고, 승부를 가르는 끝내기 안타로 포효했다. 지난 2011년 겨울 총액 50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이택근이 그 값어치를 제대로 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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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