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달환이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마지막을 고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 여름밤을 탁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더욱 뜨겁게 만들었던 이 남자는 많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본업인 배우로 돌아갔다.
조달환은 '우리동네 예체능'에 혜성 같이 등장했다. '혜성'이라는 단어가 다소 빤해 보일지 몰라도, 그를 정의할 만한 단어로는 안성맞춤이었다. 갑자기,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대중 앞에 선 조달환은 특유의 순수하고 유쾌한 매력으로 방송 하루 만에 스타가 됐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말이 많아야 하거나 예능감이 뛰어나야 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보다 리얼한 스포츠 대결을 통해 단순한 웃음을 넘어선 그 무엇을 얻어내려는 예능이다. 그리고 이 콘셉트는 조달환과 딱 들어맞았다. 단순히 탁구를 잘 한다는 이유로 세트장으로 달려왔던 조달환은 탁구 하나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는 본인 스스로도 예상치 못했으리라. 조달환은 '우리동네 예체능'에 1회 출연한 이후부터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동안 주로 조연으로 출연하며 주인공 뒤편에서 조명을 받아야 했던 그는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오롯이 홀로 받을 수 있었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조달환을 고정 멤버라 칭한 적이 없다. 초반 몇 편을 함께 하던 조달환이 잠시 '우리동네 예체능'을 떠난 기간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 88올림픽 특집부터 다시 합류, 탁구채를 잡았다. 그러나 그의 하차는 마치 고정 멤버와도 같게 생각됐다. 제작진은 그에게 커다란 퍼즐을 선물로 건넸고, 이에 조달환은 울음을 터뜨렸다. 이 모습을 본 이수근, 박성호 등도 함께 옷깃을 적셨다. 이미 그는 고정 멤버라는 호칭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우리동네 예체능'의 가족이었다.
조달환의 연예인 인생에서 '우리동네 예체능'이 얼마 만큼의 비중을 차지할지는 아직 모른다. 어찌됐든 분명한 것은 탁구채를 잡던 조달환의 순수한 열정과 웃음이 2013년의 여름 어느 화요일을 즐겁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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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예체능'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