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역사적인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뒀다.
넥센은 지난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브랜든 나이트의 6⅓이닝 2실점 호투와 9회말 이택근의 끝내기 적시타에 힘입어 4-3으로 이겼다. 넥센은 중요한 1차전을 잡고 플레이오프에 한 걸음 다가섰다.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 1차전이었다. 넥센은 패넌트레이스 마지막을 창원 2경기, 문학 1경기, 광주 1경기, 대전 1경기로 이어지는 '지옥의 원정 5연전'으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KIA, 한화전은 2위 싸움이 걸려있어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정신적인 부담까지 컸다.

지칠 대로 지친 넥센 선수들이 이날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특히 5일 한화전에서 바티스타에게 단 1안타로 묶이며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던 터라 이미 정신력과 체력이 바닥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오히려 지옥의 5연전에서 받았던 압박은 큰 경기에서 약이 됐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서 얼어붙어 있을 줄 알았던 넥센 선수들은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몇몇 어린 선수들도 초반에는 긴장한 모습이었으나 점차 자기 모습을 찾아갔다.
끝내기 적시타를 쳐낸 주장 이택근은 경기 후 "어린 선수들이 긴장해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정말 잘했다. 오히려 내가 제일 긴장한 것 같았다"며 주장으로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1회 팀의 포스트시즌 통산 첫 안타를 쳐낸 데 이어 도루까지 성공시킨 톱타자 서건창 역시 경기 후 "한화전 때는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부담감이 컸는데 오히려 그때 너무 긴장한 게 지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지쳤고 경험이 없어 힘들 것이라는 것은 기우였다. 베테랑 송지만은 "우리 선수들이 모두들 자기 할 일을 잘 알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넥센 선수들은 각자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며 첫 포스트시즌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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