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부터 마무리투수들이 쓴맛을 봤다.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마무리투수들이 고개를 들지 못했다. 4-3으로 승리한 넥센에서는 손승락이 9회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연속 안타를 맞으며 블론세이브를 저질렀고, 두산에서는 정재훈이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마무리투수들의 1차전 부진이 앞으로 시리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
손승락은 8회초 2사 1루에서 구원등판, 대타 최주환을 2루 내야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9회초에도 김현수와 홍성흔을 연속 2루 땅볼 처리하며 세이브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이원석에게 좌측 안타를 맞은 뒤 정수빈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동점 적시 2루타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1⅓이닝 2피안타 1실점. 포스트시즌 데뷔 첫 경기부터 블론세이브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팀이 9회말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로 이기며 승리투수가 됐다. 손승락으로서는 그나마 블론세이브의 아픔을 달랠 수 있는 승리로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정재훈은 3-3으로 맞선 9회말 1사 1·2루의 매우 부담스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장기영을 1루 땅볼로 잡으며 이어진 2사 2·3루에서 이택근에게 우익수앞 적시타를 맞고 끝내기 패배의 희생양이 됐다. 패전투수는 윤명준이었만, 정재훈의 내상이 만만치 않다.
정재훈은 포스트시즈에서도 유독 결정타를 많이 맞았다. 2005년 삼성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회 김대익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아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고, 2010년 롯데와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전준우-이대호,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박한이에게 결승 홈런을 맞고 무너진 바 있다.
넥센은 비록 손승락이 블론세이브를 했지만 사이드암 한현희와 좌완 강윤구 그리고 우완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투수교체의 과정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세 투수 모두 빠른 공을 주무기로 하는 파워 피처답게 힘으로 상대를 누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불펜 싸움에서 더욱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경기였다.
반면 두산은 홍상삼이 7회 1이닝을 탈삼진 2개로 무실점 피칭을 펼친 것이 고무적이었지만, 윤명준과 정재훈이 무너진 게 아쉬웠다. 홍상함을 제외하면 불펜에서 상대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투수가 없다는 것이 두산의 고민. 2차전 이후부터는 홍상삼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