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26, KGC)과 최진수(24, 오리온스)가 드디어 코트로 돌아온다.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가 오는 12일 개막한다. 올 시즌 기대되는 요소 중 하나는 부상선수의 컴백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대를 모으는 매치업은 오세근과 최진수의 정면충돌이다. 두 선수는 무려 2년 만에 재대결을 앞두고 있다.
발목수술과 족저근막염으로 고생을 한 오세근은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가장 최근 공식적으로 코트를 밟아본 것이 2012년 4월 6일 챔피언결정전 6차전이었다. 오세근은 김주성이 버틴 ‘거함’ 원주 동부를 맞아 시리즈 평균 17.5점, 5.3리바운드로 활약하며 데뷔시즌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코트를 밟아보지 못했다.

현재 오세근은 재활훈련을 잘 마치고 코트에 복귀했다. 연습경기서 이상범 감독은 오세근을 10분 정도 투입해 컨디션을 조절했다. 3라운드까지는 오세근의 출전시간을 10분 내외로 조절해줄 계획이다. 이상범 감독은 “부상 선수 너무 많아 고민이다. 3라운드까지 5할 승률을 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시즌 초반 경기를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최진수 역시 부상이 아쉽다. 지난 시즌 한창 잘 나가던 중 어깨를 다쳐 수술을 받았다. 플레이오프 욕심에 무리하게 복귀한 것도 화근이었다. 골밑을 기피하게 됐고, 외곽슛 성공률도 떨어졌다. 플레이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본인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받았다. 고양 오리온스는 원하던 6강에 올랐지만 안양 KGC인삼공사에게 밀려 탈락했다. 결국 오프시즌 최진수는 재수술을 받아야 했다.
최진수는 “그 때는 부상으로 외곽에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너무 어처구니없이 탈락했다. 현재 몸상태는 좋다. 올 시즌은 다를 것”이라고 선언했다. 동병상련인 오세근에 대해서도 “아프지 말고 코트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2년 전 데뷔한 오세근과 최진수는 김선형과 함께 프로농구 판도를 통째로 뒤흔들었다. 특히 직접 맞대결을 펼쳤던 오세근과 최진수의 대결은 가장 볼만한 카드였다. 2011년 12월 16일 두 선수는 안양체육관에서 붙었다. 최진수는 오세근이 던진 회심의 슛을 화끈하게 블록했다. 자존심에 금이 간 오세근은 속공상황에서 강력한 원핸드 덩크슛을 찍은 후 최진수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승부욕이 발동한 최진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두 선수의 남성다움에 팬들은 열광했다.
오세근의 부상으로 지난 시즌 최진수와의 맞대결은 단 한 번도 성사되지 못했다. 더구나 국가대표팀의 주축인 두 선수는 부상으로 지난 8월 아시아선수권에도 나서지 못했다. 동료들이 동메달을 따는 동안 두 선수는 감동을 함께 하지 못했다. 내년 우리나라는 스페인 세계농구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를 앞두고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핵심전력인 두 선수가 반드시 건강하게 돌아와야 한다.
올 시즌 KGC 대 오리온스전은 볼만한 흥행카드다. 오세근-최진수의 대결 외에도 양희종-김동욱, 김태술-전태풍, 마퀸 챈들러-리온 윌리엄스 등 거의 모든 포지션이 볼만하다. 지난 시즌 6강의 재대결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를 모은다. 오세근과 최진수가 다시 자존심을 걸고 코트 위에서 제대로 붙을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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