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응원을 받고 싶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32라운드 FC 서울과 경기서 산토스-정대세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은 올 시즌 1무 1패로 부진했던 '슈퍼매치'서 1승을 추가하며 균형을 맞췄다. 또 수원은 6경기 무패(2승 4무)행진을 이어가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를 마친 염기훈의 얼굴은 밝았다. 군복무(경찰청)를 하는 동안 수원의 부침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염기훈은 '슈퍼매치' 복귀전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날 산토스-정대세의 골에 모두 관여하면서 녹슬지 않은 왼발의 위력을 과시했다.

염기훈은 "팀 분위기가 워낙 좋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그만큼 자신있는 상황이다. 오늘 경기서도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승리는 수원에게 좋은 영향으로 다가왔다. 4위 서울에 승점 1점차로 다가선 만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졌다. 염기훈이 복귀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수원은 반전의 기회를 잡은 상황.
염기훈은 "선수들 모두 자신감 있게 경기를 했다. 또 서울과 경기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다. 라이벌전이기도 하지만 4위인 서울과 승점차를 좁힐 수 있는 경기였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고 말한 뒤 "첫 골 상황에서 팬들에게 응원을 받고 싶었다. 그래서 코너킥을 차기전에 응원을 유도했고 산토스가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2번째 골 상황서도 팬들의 응원은 정말 대단했다.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고 응원을 아끼지 않은 수원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오른쪽으로 위치를 바꾸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인 그는 "분명 잘 될 것이라 생각했다. 평소에도 (서)정진이와 자리를 바꾸면서 훈련을 한다. 그래서 부담은 없었다"면서 "또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렸을 때 골이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다. 정진이가 헛발질만 안했으면 초반부터 기회를 잡았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어느덧 팀의 노장이 된 그는 "젊은 선수가 아니라 팀에서 고참이기 때문에 내가 먼저 더 뛰고 노력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도 모두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없다. 다시 반전의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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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