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투수가 목동구장을 지배했다. 승부와 관계없이 넥센 밴헤켄과 두산 유희관은 호투를 펼치며 마운드를 지배했다. 하지만 두 투수 모두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넥센 왼손 투수 밴헤켄(34)은 날카로운 각을 자랑하는 변화구로 두산 타선을 공략했다. 변화구의 각이 살아있었다. 종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횡으로 휘는 슬라이더 모두 제구가 됐다. 특히 탈삼진을 주로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삼았다. 5회 김현수를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한 구종도 체인지업이었다.
밴헤켄은 선발 등판해 7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 민병헌부터 3회 이원석까지 4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위력을 떨쳤다. 날카로운 각의 변화구를 던져 직구가 상대적으로 위력을 더했다. 6회까지 단 한 차례도 선두 타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볼넷은 단 한 개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와 안정된 제구를 선보였다.

두산 왼손 투수 유희관도 만만지 않았다. 2회 몸에 맞는 공을 두 차례 허용하고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지만 서건창을 범타로 막고 만루 위기를 탈출했다. 이후 호투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넥센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유희관은 넥센 중심 타선의 방망이를 무디게 했다. 유희관은 3번 타자 이택근에게 안타 한 개만 허용했고 두 차례 삼진으로 봉쇄했다. 또 4번 타자 박병호와는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3타수 무안타로 박병호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강정호에게는 빗맞은 안타를 내줬지만 장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유희관은 이날 7⅓이닝 3피안타 5탈삼진 5사사구(3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 136km. 이 구속은 유희관의 1군 최고 구속이다. 140km가 되지 않는 구속이지만 유희관은 날카로운 제구력을 앞세워 두산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요리했다. 다만 8회 구원 투수가 유희관의 승리 요건을 날린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국적은 다르지만 두 명의 왼손 투수의 호투가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를 수놓았다.
rainshine@osen.co.kr
목동=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