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포스트시즌 사상 첫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의 희생양이 됐다. 연이틀 불펜에 울어야 했다.
두산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2-3 역전패를 당했다. 1차전 이택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는 무명 김지수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두산은 올해 불펜 평균자책점이 4.27로 5위였다. 특히 블론세이브가 17개로 SK와 함께 리그에서 3번째로 많았는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개팀 중에서는 최다 블론세이브였다. 1차전에서도 9회 윤명준-정재훈으로 이어진 불펜이 볼넷 2개에 이어 끝내기 안타로 무너졌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최고 피칭을 펼쳤다. 7⅓이닝 3피안타 3볼넷 2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넥센 강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넥센 4번타자 박병호와 3차례 대결에서 모두 정면 승부를 펼치며 무안타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1-0 리드 안은 8회말 서건창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1사 2루에서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구원 홍상삼이 어이없는 폭투 남발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첫 타자 이택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던 홍상삼은 4번타자 박병호 타석에서 고의4구를 택했고, 포수 양의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 때 홍상삼의 초구가 양의지의 키를 훌쩍 넘어 백스톱으로 향하는 폭투가 됐다. 그 사이 2루주자 서건창이 3루로 향하며 1사 3루.
홍상삼이 흔들리자 포수 양의지는 자리에 앉아서 공을 받았다. 바깥쪽으로 빠져 앉으며 박병호와 승부를 피하는 인상이었다. 그러나 홍상삼의 2구째 공마저 원바운드됐고, 양의지가 블로킹을 하지 못하며 오른쪽으로 빠뜨렸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서건창이 잽싸게 홈으로 파고들며 1-1 동점이 만들어졌다. 연속 폭투로 블론세이브를 범하는 순간이었다.
홍상삼은 계속된 2사 1루 강정호 타석에서 4구째 공이 또폭투가 돼 1이닝 3폭투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포스트시즌 사상 첫 1이닝 3폭투 불명예. 하지만 강정호를 삼진 잡고 역전은 허락하지 않았다. 두산은 9회초 넥센의 실책에 편승해 1점을 얻었고, 다시 리드를 잡았지만 9회말이라는 마지막 산이 남아있었다.
홍상삼은 첫 타자 김민성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마운드를 정재훈에게 넘겼다. 장기영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정재훈은 유한준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1사 2·3루에서 마운드를 윤명준에게 넘겼다. 윤명준마저 대타 문우람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두산 벤치는 베테랑 김선우를 올리며 9회에만 3번째 투수를 투입했다.
그러나 김선우마저 서건창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2-2 동점을 허용, 이날 경기에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김선우가 가까스로 끝내기를 막고 승부를 연장으로 가져갔지만, 10회말 구원등판한 오현택이 1사 1루에서 견제를 하다 악송구를 저지르며 이어진 1사 3루에서 김지수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릎을 꿇었다. 1차전에 이어 또 끝내기로 패배. 2패 이상의 충격으로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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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