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나인뮤지스(세라, 현아, 이샘, 애린, 성아, 은지, 경리, 혜미, 민하)가 컴백을 앞두고 쇼케이스 대신 소풍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펼쳤다.
나인뮤지스는 9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에 위치한 딱따구리 연수원에서 가을 소풍을 콘셉트로 한 팬미팅을 열었다. 사전에 추첨을 통해 선발된 팬 250여 명이 함께한 이번 팬 이벤트는 오는 14일 데뷔 4년만에 발매하는 첫 정규앨범 발매를 앞두고 쇼케이스 대신 마련한 통 큰 선물이었다.
“사실 오늘 컴백 첫 사전녹화가 있는 날이라 몸을 좀 아껴야 겠다고 생각했거든요.(웃음) 막상 운동장에서 저희 멤버들이 제일 재미있게 뛰어논 것 같아요. 뛰고 나니까 활력도 생기고요. 저희가 처음으로 쇼케이스를 포기하고 팬 소풍을 선택한 거잖아요. 팬들과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자는 의미도 있고요.”(세라)

이번 소풍은 오전 9시에 집합해 오후 5시 30분까지 진행됐다. 미니운동회, 팬미팅까지 그야말로 종합선물센트였던 셈. 멤버들과 팬들의 긴밀한 잡담도 꾸준히 이루졌다. 300명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통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날 나인뮤지스의 팬들은 한 마음이 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전혀! 정말 완벽했어요.(웃음) 문제는 저희인데요, 무대 위에서 멋있는 모습 보여드려야 하고 또 그런 부분 좋아해주시는데 필요 이상으로 저희가 편안한 모습 보여드려서 혹시 실망은 하지 않으셨을까 ‘이제와서’ 걱정이 됩니다. 또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분들도 계신데 한분 한분 챙겨드리지 못해 마음이 쓰였고요. 지금 보니까 서로서로 친해 보여서 좋아요. 그나저나 너무 이미지 생각 안하고 즐긴 것 같아요.”(이샘)
“팬들과 가까이에서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놀았어요. 같은 반 친구 만난 것처럼 둘러앉아서 얘기하고요. 지금까지 그랬던 적이 없었거든요. 게임도 게임이지만 궁금했던 걸 물어보는 걸 서로 하고 싶었던 말 하는 시간이었어요.”(성아)

이번 이벤트는 컴백을 앞두고 흥행몰이를 위해 쇼케이스를 개최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하지만 반대로 팬들의 ‘무한 사랑’에 차도녀 은지, 경리, 현아, 성아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신곡 뮤직비디오를 보고 환호하는 팬들의 모습에, 정규 앨범 발매를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는 팬들의 모습에 멤버들은 손을 맞잡았다.
“그 동안 심리 상태도 불안정했고 힘들기도 했어요. 그룹이 없어질 위기도 있었는데 어찌됐든 벌써 3년이 지났고 이제 4년차에 정규 앨범을 내게 됐어요. 그래서 굉장히 감격스러워요. 지나온 시간들을 생각하면 울컥하기도 하고요. 이제 진짜로 프로의식을 가지고 해야겠다는 다짐도 합니다.”(현아)
나인뮤지스의 컴백 시기는 좋지 않다. 무려 9팀이 컴백을 예고한 10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가수' 나인뮤지스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에 불안하다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나인뮤지스는 여유가 있었다. 열정과 노력, 팬들의 사랑을 믿기 때문이다.
“불안하기 보다는 우리만의 의미가 있는 앨범이거든요. 기쁩니다. 그리고 침체기 보다는 같이 나와서 더 많이 사랑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침체기에는 가요팬들이 아예 가요 프로그램도 안 보시니까요. 지금이 가요계 전성기라고 생각해요. 또 우리에게도 많은 관심이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웃음)”(혜미)
나인뮤지스의 말대로 이제 4년차에 접어든 ‘중견 아이돌’ 그룹이고, 나름대로 자리도 잡은 연예인이지만 이들은 여전히 팬들의 존재가 새삼스럽고 고마운 마음으로 가득하다. 기억하고 싶은 팬들의 얼굴이 희미해지는 사실에 괜히 미안해하고 있다.

“더 기억하고 싶고, 최대한 기억하려고 하는데 처음보는 친구들은 나중에 못 알아볼 때도 있어서 미안해요. 오늘 하루를 놓고 보면 정말 감동스러워요. 팬들 걱정 많이 했거든요. 재미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재미있다고 하고 안 피곤하다고 오히려 저희를 걱정해주시네요. 이번에는 활동을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열심히 하고 또 잘할게요. 응원해주세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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