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라는 그림자는 승부처마다 등장해 두산을 괴롭혔다. 홍상삼의 폭투를 이끌어냈고 결승 득점의 도화선도 박병호의 몸에 맞는 공이 됐다. 결국 두산 베어스는 넥센 4번 타자 박병호를 봉쇄하는 데 실패했다.
두산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넥센에 2-3으로 석패했다. 끝내 박병호라는 거대한 존재감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8회초 극적인 점수를 뽑아내며 1-0으로 승기를 잡았지만 8회말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박병호가 중심에 있었다.
두산은 8회 선발 유희관이 볼넷을 내줬다. 이어 서동욱에게 희생번트를 맞고 1사 2루 위기를 맞았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중간 투수 홍상삼을 마운드에 올렸다. 홍상삼은 첫 타자 이택근을 삼진으로 봉쇄하며 두산의 승기와 유희관의 포스트 시즌 첫 승 요건을 지키는 듯 보였다.
하지만 넥센 박병호를 넘지 못했다. 과도한 부담이 원인이 됐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고의볼넷 작전을 냈다. 포수는 서 있었고 홍상삼은 일어서있는 포수에게 공을 던졌다. 하지만 고의볼넷으로 빼려던 공이 포수 키를 훌쩍 넘겼다. 2루에 있던 서건창은 3루까지 갔다. 2구째 볼. 이번에는 폭투로 공이 뒤로 흘렀다. 결국 홍상삼은 두산의 승리와 유희관의 승리를 날렸다.
박병호는 연장 10회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2사 1,2루 위기에서 이종욱의 날카로운 타구를 잡아내며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는 투수에게 정확히 송구했다. 타구는 안타성으로 빠질듯했지만 박병호의 호수비에 잡히고 말았다.
연장 10회 김지수의 끝내기 안타도 박병호가 시작이었다. 박병호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기회를 잡았다. 이후 두산 투수 오현택의 견제가 뒤로 흐르는 실책 때 2루를 지나 단숨에 3루까지 파고들었다. 빠른 발도 가진 박병호가 3루까지 안착했고 박병호는 끝내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박병호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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