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 폭투, 실책, 주루사…PS 맞나요?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0.09 19: 07

연이은 양 팀의 공격이 무위에 그친 것은 아쉬웠으나 그래도 선발 투수들의 명품 투수전은 눈부셨다. 그러나 공이 계투로 이어지며 이상한 우주의 기운이 목동을 감쌌다.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후반은 이 경기가 과연 포스트시즌인지 의심하게 했다.
넥센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연장 10회말 1사 3루서 터진 김지수의 우중간 끝내기타로 3-2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LG와의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승을 남겨뒀고 두산은 벼랑 끝에 몰렸다.
7회까지는 좋은 경기였다. 비록 양 팀 타선이 좋은 기회를 사이좋게 날려버리기는 했으나 넥센 선발 앤디 밴 헤켄과 두산 선발 유희관은 포스트시즌에 나선 선발 투수들 답게 잘 던졌다. 밴헤켄은 선발 등판해 7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 민병헌부터 3회 이원석까지 4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위력을 떨쳤다. 날카로운 각의 변화구를 던져 직구가 상대적으로 위력을 더했다. 6회까지 단 한 차례도 선두 타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볼넷은 단 한 개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와 안정된 제구를 선보였다.
유희관은 이날 7⅓이닝 3피안타 5탈삼진 5사사구(3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 136km. 이 구속은 유희관의 1군 최고 구속이다. 140km가 되지 않는 구속이지만 유희관은 날카로운 제구력을 앞세워 넥센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요리했다. 다만 8회 구원 투수가 유희관의 승리 요건을 날린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양 팀 선발들의 아쉬움 뒤로 호쾌한 적시타가 아닌 실수 연발로 리드와 동점이 이어졌다. 8회초 오재일의 땅볼 때 넥센 내야의 송구 실책으로 인한 두산의 선취점은 그나마 야구다웠다. 8회말 유희관의 바통을 이은 홍상삼은 1사 2루서 박병호를 고의 볼넷으로 거르고자 했는데 초구가 스카이 업슛 폭투가 되었다. 그리고 서건창은 3루로 진루했고 폭투로 인해 서건창이 홈을 밟았다. 홍상삼의 폭투로 비롯되었으나 포수 양의지의 실책도 아쉬웠다.
9회초 정수빈의 희생번트가 넥센 마무리 손승락의 1루 악송구 덕택에 2-1 득점으로 이어지자 졸전 릴레이는 9회말에도 이어졌다. 마무리 정재훈이 1사 1,3루 위기를 초래하며 윤명준에게 공이 넘어갔으나 윤명준도 대타 문우람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서건창에게 던진 초구도 볼이 되자 두산은 베테랑 김선우를 투입했다. 김선우는 서건창에게 풀카운트 끝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2-2 동점을 내줬다. 서동욱의 삼진, 이택근의 초구 2루 땅볼로 넥센 또한 해결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실책은 또 한 번 사단을 일으켰다. 1사 1루 김지수 타석에서 오현택의 1루 견제는 주자 박병호와 1루심 이영재씨의 가랑이 사이로 흘러갔다. 그 사이 박병호는 3루까지 진루하며 두산을 압박했다. 그 실책은 결국 김지수의 끝내기타로 이어졌다. 넥센은 짜릿한 승리를 따냈고 두산은 졸전 속 피로도와 2패를 떠안았다. 기본적인 수비도 아쉬웠던 데다 특히 패한 팀 두산은 투수진 동원령을 내리고도 선발 유희관 외에는 확실히 상대를 매조지는 투수가 없었다. 분명한 것은 1차전이 그나마 명품 야구였다면 명품 선발 투수 대결이 끝난 2차전 후반부는 실망스러움의 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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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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