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마법사' 염기훈, 품격 높은 '전역신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10.10 07: 13

확실하게 전역신고를 마쳤다. 홈팬들 앞에서 2년간의 공백을 완벽하게 지우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염기훈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32라운드 FC 서울과 경기서 풀타임 출전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1무 1패로 '슈퍼매치'서 뒤졌던 수원은 염기훈의 활약으로 균형을 맞췄다.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은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5일 포항전서 경찰청 전역 후 복귀를 했지만 홈팬들에게는 첫 인사였다. 2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염기훈은 중앙과 오른쪽까지 폭넓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수원이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 염기훈은 서울 수비를 괴롭혔다. 돌파가 필요하면 돌파를 시도했고 볼키핑이 필요하면 수비의 견제를 이겨냈다.
염기훈은 전반 17분 오른쪽으로 이동해 의외의 모습도 선보였다. 왼발로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렸다. 염기훈의 크로스는 서울 아크 정면에 있던 서정진에게 연결됐다. 서정진이 슈팅이 정확했다면 골로 연결될 수 있는 기회였다.
또 왼발로 강력한 프리킥도 선보였다. 전반 20분 상대 파울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서울 골키퍼 김용대 선방에 막히기는 했지만 분명 위력적이었다.
전반의 활약에 이어 후반서는 수원의 득점에 모두 관여했다. 후반 13분에 코너킥으로 산토스에게 기회를 만들어 줬다. 그리고 정대세의 추가골도 염기훈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며 기회가 만들어졌다.
전방위적 활약을 펼친 염기훈 덕에 수원 공격진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산토스와 서정진이 공간을 만들며 움직이면 염기훈이 볼을 배급했다. 또 직접적인 공격도 펼치면서 수원 공격진에 힘을 불어 넣었다.
염기훈은 경기를 마친 뒤 "기다린 경기였다. 서울전이 언제 열리는지 찾아보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뛰는 것이 오랜만이라 긴장도 됐지만 팬들이 오래 기다려준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두 골에 모두 관여하며 승리를 이끌 수 있어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팬들에게 함성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던 그는 "관중들의 함성을 들으면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신이 났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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