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또 다른 마법이 시작됐다. 첫 방송부터 이민호와 박신혜 사이에서 묘한 화학작용을 만들어내며 ‘김탄앓이’를 예고했다.
‘상속자들’은 부유층 고교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리는 짜릿한 0.1% 청춘 로맨틱 코미디로, 대한민국 상위 1%의 상속자들이 지극히 평범하고 현실적인 가난상속자 여주인공을 둘러싼 채 벌이는 달콤하면서도 설레는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지난 9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 극본 김은숙, 연출 강신효) 1회분에서는 제국그룹 상속자 김탄(이민호 분)과 가난 상속자 차은상(박신혜 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김탄과 은상은 각각 극과 극의 상황 속에서 처해 있지만 공통적으로 삶에 대한 무게감으로 큰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첫 회에서 이민호와 박신혜는 극 중 서로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김탄과 은상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민호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모성애를 자극했고 박신혜는 리얼한 눈물연기로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두 사람은 그간 꾸준히 쌓아온 연기력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비주얼로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김탄은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자유롭게 서핑을 하며 삶을 즐기는 듯 했지만 사실은 이복형제인 김원(최진혁 분)에게 내몰려 미국에서 외롭게 홀로 살았다. 형은 냉정하게 자신을 미국으로 보냈지만 김탄은 형을 원망하지 않았다. 김탄은 “누군가를 원망하기엔 난 너무 게으르다”며 애잔한 눈빛을 했다.
이와 달리 은상은 가난 때문에 하루 동안 아르바이트를 2~3개씩 하며 정신없이 살았다. 손님과 실랑이하는 시간도 아까워할 정도인 은상은 집에 와서도 가난 때문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어려운 형편에 처한 은상의 모습은 마치 이 시대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 듯해 그의 눈물은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켜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시켰다.
특히 이민호와 박신혜의 만남은 ‘시크릿 가든’의 현빈과 하지원, ‘신사의 품격’의 장동건과 김하늘처럼 두근거림을 선사했다. 이민호가 박신혜를 애잔하게 바라보고 박신혜는 이민호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그러했다.
이뿐 아니라 두 사람이 나란히 섰을 때의 비주얼은 시청자들의 눈을 정화시켜줄 정도로 완벽했다. 로맨스의 남녀주인공으로서는 흠 잡을 데 없는 비주얼이었다. 이에 앞으로 김은숙 작가가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어떻게 그려갈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갈등과 다툼으로 이들의 사랑을 단단하게 만들어갈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한 김은숙 작가의 작품들 속에서 남녀주인공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듯이 ‘상속자들’의 조연들도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집합이었다. 냉철한 최진혁, 까칠한 매력으로 뭉친 김우빈과 김지원, 귀여운 매력이 가득한 강민혁과 크리스탈, 엉뚱한 매력의 김성령,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게감을 더한 김미경까지 한 명도 놓칠 수 없는 배우들이었다.
이날 방송은 김탄이 갈 곳 없는 은상에게 “우리 집에 갈래?”라고 당돌하게 말해 18살 두 남녀가 펼칠 격정적인 로맨스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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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상속자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