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두산의 가을경험, 부담이 되고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0.10 06: 31

경험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던 두산이 쫓기고 있다. 그 경험이 아픔이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는 악순환과 같다. 
두산은 넥센과 2013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두 패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1패만 더하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게 된다. 매년 우승후보로 평가되는 두산이기에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탈락은 성공보다 실패에 가까운 결과물이다. 
두산이 넥센에 비해 가장 앞서는 것이 바로 경험이었다. 최근 10년간 무려 8번이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가을야구 경험 있는 선수가 많았다. 반면 넥센은 창단 6년만의 첫 포스트시즌에도 경험에서 절대적으로 뒤져있다. 하지만 두산은 경험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과거 가을야구의 아픔이 반복되며 부담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두산은 최근 10년간 8번의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준우승만 3번 있었고, 마지막 순간 고비에서 주저 앉았다. 포기하지 않는 두산의 가을야구는 감동적이었지만 언제나 한 끗이 모자랐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흔들리고 있는 두산 선수들을 보면 모두 가을야구에서 아픔과 상처가 있는 선수들이다. 1차전에서부터 시작된 부진이 그들에게는 점점 부담감과 압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악몽이 살아난 것이다. 가을야구의 경험이 오히려 악재가 되고 있는 모습. 
1~2차전에서 4번타자로 나와 8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는 김현수는 2008년 한국시리즈(.048·1타점)와 2010년 준플레이오프(.118)-플레이오프(.111·2타점) 부진을 떠올리게 한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약해지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더욱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불펜투수 홍상삼도 2010년 플레이오프에서 평균자책점 9.53으로 부진했고, 2012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2차전 연속 홈런을 맞는 등 4경기 모두 나오고도 2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무너졌다. 마지막 4차전 끝내기 투수였다. 올해도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위력적인 구위에도 불안한 제구력 때문에 자멸하는 모습이 과거의 가을야구와 같다. 
마무리 정재훈도 마찬가지다. 그는 2005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김대익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범한 데 이어 2010년 준플레이오프 전준우-이대호, 2010년 플레이오프 박한이에게 모두 결승 홈런을 맞은 아픔이 있다. 올해도 1차전에서 이택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더니 2차전에서도 불안한 투구로 마무리지어야 할 상황에서 강판되고 말았다.  
포수 양의지 역시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4차전 끝내기 실책에 이어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불안한 수비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두산으로서는 팀을 이끌어야 할 핵심 선수들이 가을야구의 아픔을 극복하는 게 우선이다. 넥센이 큰 부담 없이 가을야구를 즐기고 있는 모습과 너무 대조된다. 과거의 경험을 하루빨리 지우는 게 두산에 주어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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