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3집 '모던 타임즈', 아티스트를 꿈꾸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10.10 08: 11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마침내 음악인으로 돌아왔다. 1년 5개월의 작업 기간을 거쳐 10월 8일 자정 전격 공개된 3집 정규 앨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의 수록 음원 13곡은 발표되자마자 실시간 차트 ‘줄 세우기’에 성공하며 얼마나 많은 팬들이 아이유의 음악을 기다려왔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가을로 접어든 음원 시장은 정규 음반을 선보인 지드래곤(G-Dragon)과 버스커버스커(Busker Busker)에 이어 아이유까지, 세 팀의 경우 수록 곡 모두가 각종 음악 사이트 차트 상위권을 상당 기간 모조리 장악하는 ‘막강한 힘과 저력’이 발휘되고 있다.
지난 주 일체의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요 음악 방송 1위를 독식한 버스커버스커의 ‘음원 차트 독주’를 막고, ‘음원 강자’ 아이유가 돌아온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고 있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 상업적인 성공을 지향했을 뿐만 아니라 음악성 면에 있어서도 이전 작품보다 발전되었다는 것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어한 고민이 있음을 알 수 있다.

- 다양한 음악 장르를 거침없이 소화해 낸 아이유의 진보 –
앨범 타이틀 곡 ‘분홍신’은 스윙 재즈 리듬을 바탕으로 한 복고적인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는 곡이다. 장르적인 변화는 다분히 주었다고 하지만 ‘좋은 날’, ‘너랑 나’등 아이유를 있게 한 빅 히트곡의 연상 선상에 있는 노래다.
아이유의 보컬과 무대에서의 퍼포먼스가 잘 녹아들 곡으로 ‘분홍신’이 전작들 못지 않은 스매시 히트를 기록하게 될 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한편 “모던 타임즈”란 앨범 명에서 알 수 있듯이 예스러운 음악 스타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고 있는데, 모노 톤의 음반 커버 역시 아이유와 제작진의 작품 의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라틴 리듬을 차용한 스윙 재즈와 보사노바, 고풍스럽기까지 한 스탠더드 팝과 어쿠스틱 사운드를 담은 이번 앨범 다수의 수록 곡들을 통해 21살 아이유가 얼마나 많은 음악적인 노력을 프로듀서 및 작사작곡가 군단과 함께 기울여 결실을 맺을 수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된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역시 21살 때 전세계 음악계를 발칵 뒤 짚을 만큼 수작으로 평가 받았던 아델(Adele)의 “21” 음반과 레트로(Retro)계열 음악으로 상당한 변신을 시도했던 이효리의 정규 5집 “모노크롬(Monochrome)”과 아이유의 “모던 타임즈”를 비교 감상해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발전적인 아이유의 음악적 변화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대선배 양희은, 최백호와의 작업, 세대의 벽을 넘어서다 –
이번 아이유의 앨범에 최백호, 양희은 등 가요계 대선배 음악인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년 전 공개한 정규 2집 “Last Fantasy”에서 삼촌뻘인 80~90 세대 뮤지션 김광진, 윤상, 김현철, 이적 등이 참여해 큰 화제를 모은기도 했었는데, 마흔 날 이상의 나이차가 나는 최백호와 양희은 두 거장이 깊은 연륜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아이유와 호흡을 함께 한 것 역시 큰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오랜 시간 함께 활동을 해 온 엇비슷한 연령대의 브라운아이드걸스와 샤이니의 메인 보컬리스트 가인과 종현의 등장 역시 반갑다. 게다가 앨범 첫 번째 수록 곡인 ‘을의 연애’에서 실력 파 기타리스트 박주원과 함께 한 것 역시 무척 다채로우면서도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다양한 연령 층의 음악인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앨범을 통해 아이유는 음악으로 세대간의 벽을 허물고 소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은 아닐까?
- 아이유, 아티스트가 되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다 -
버스커버스커의 인기 폭풍이 시들기도 전에 새롭게 나타난 아이유의 인기 공습은 어느 정도 예상되는 결과였다. 무명시기를 거쳐 ‘국민 여동생’으로 불릴 만큼 내놓는 노래마다 성공을 거두며 가수로서 승승장구중인 아이유.
어느 새 데뷔 후 6년 차를 맞이한 그녀에겐 인기 가수란 틀을 넘어 ‘아티스트’란 칭호로 불리기를 원하는 시기가 찾아왔을 수도 있다. 연기자와 MC로 활동을 하던 이전 활동 기간 동안 중에도   나름 심혈을 기울인 준비 끝에 공개한 세 번째 정규 앨범이 아이유가 ‘싱어’가 아닌 ‘아티스트’로 거듭나는데 초석이 되는 작품이 되었다고 후대에 평가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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