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탑팀’, 어른들의 ‘의드’가 돌아왔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10.10 09: 10

 어른들의 ‘의드’(의학드라마의 줄임말)가 돌아왔다. 병원 내의 치열한 권력 싸움과 실력자들의 경쟁, 의료계의 현실에 화두를 던지는 가치의 문제까지 그야말로 어른들 세계의 냉혹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메디컬 탑팀’에서는 각 분야의 의료 전문가들이 모인 ‘탑팀’ 결성을 통해 병원 권력을 잡으려는 광혜그룹 둘째 며느리 신혜수(김영애 분)와 한승재(주지훈 분)의 보이지 않는 기 싸움, 천재적인 의술을 가진 인간적인 의사 박태신(권상우 분)과 광혜병원 ‘탑팀’의 운명적인 만남이 그려졌다.
박태신과 탑팀의 만남은 처음부터 강렬했다. 한 행사장에 함께 참석한 박태신과 서주영(정려원 분)은 우연히 다리를 절뚝거리다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한 웨이트리스를 발견하고 응급처치에 나섰다. 환자가 멜라스 증후군이라 판단한 박태신은 행사장의 얼음을 깨드려 응급처치를 했고 서주영은 119를 불렀다. 환자가 병원으로 옮겨진 후 두 사람은 환자의 병명에 대한 견해 차이를 보이며 작은 다툼을 벌였다. 승자는 박태신이었다. 드문 케이스이긴 하지만 그 환자가 실제 멜라스 증후군이었던 것. 

환자의 겉에 드러나 증상들을 관찰하고 진단을 내리는 박태신의 천재적인 모습은 흡사 환자의 움직임만으로 병명을 판단하는 미국드라마 ‘하우스’의 주인공의 모습처럼 극적이었다. 또 젊은 나이에 교수의 자리를 꿰차고 병원 내 실력자 내과 과장 한승재(주지훈 분)와도 모종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까칠한 서주영은 그런 박태신을 경계하는 모습으로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기대감을 심었다.
박태신과 서주영은 두 번째 만남에서도 삐걱거렸다. 이날 박태신이 돌보고 있는 어린 환자 은바위(갈소원 분)는 급하게 수술이 필요했고 박태신은 아이를 안고 광혜대 병원으로 달려갔다. 마침 당직이었던 서주영이 은바위의 수술을 진행하려던 순간, VIP 환자 또한 위급한 상황으로 수술이 필요했고 서주영은 아이의 수술을 미루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를 지켜보던 박태신은 자신이 직접 수술에 나서겠다고 말했고 한승재의 허락을 받아 수술을 진행했다.
이처럼 ‘메디컬 탑팀’은 가치관이 다른 의사들의 갈등과 반목을 그린다는 점에서 앞서 의사들의 성장을 그리며 따뜻한 여운을 줬던 KBS 2TV '굿닥터'와는 또 다른 노선을 택했다. 의사로서 성공 욕구가 강한 서주영, 혼외아들로 회장인 아버지의 신뢰를 얻고 싶은 한승재, 광혜병원을 세계적인 병원으로 만들어 그룹을 장악하고자 하는 서혜수 등 다양한 욕망을 가진 인물들의 모습은 색다른 어른들의 드라마를 기대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슈퍼맨' 같은 천재 의사 박태신의 활약 역시 드라마에 긴장감을 부여하며 볼거리를 더했다.
배우들의 면면 또한 뛰어났다. 권상우, 정려원, 주지훈 등은 그간 보였던 이미지들과 반전되는 모습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3년차 전공의를 연기한 오연서 역시 제 몫을 해냈으며, 그의 동기로 등장한 샤이니 민호도 가수 출신 연기자의 우려를 씻고 안정감 있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연기파 배우 박원상 역시 괴짜 의상로 등장, 후배들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완벽히 잡으며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뽐냈다.
'메디컬 탑팀'이 '하얀거탑', '골든 타임' 등 뛰어난 카리스마를 자랑했던 어른들의 '의드' 적자로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첫 방송에서는 그 가능성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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