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vs의드vs로코..수목극, 장르전쟁 뜨겁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0.10 09: 29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가 간만에 뜨거워졌다. 시청률 20%를 넘기며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를 기죽였던 SBS ‘주군의 태양’이 떠난 후 꼴찌였던 KBS 2TV ‘비밀’이 단숨에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같은 날 같은 시각 첫 방송을 한 MBC ‘메디컬탑팀’과 SBS ‘상속자들’까지 경쟁에 가세하며 수목드라마 전쟁이 시작됐다.
더욱이 이번 수목드라마 대전이 인상적인 것은 각양각색의 장르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 일단 승기를 잡은 지성, 황정음 주연의 ‘비밀’은 끈적끈적한 격정 멜로를 다룬다. 나쁜 남자로 변신한 지성과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황정음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높은 흡인력을 자랑하고 있다. 남녀 사이의 미묘한 관계 속에 복수가 복수를 낳는 이야기는 격정 멜로라는 장르답게 촘촘하면서도 세세하게 그려지고 있다.
의학 드라마 ‘메디컬 탑팀’은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인의를 펼치는 의사를 보는 재미가 있다. 이 드라마는 기존 의학 드라마의 따뜻한 이야기보다는 병원 내 권력 다툼을 녹이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워낙 안방극장이 사랑하는 의학 드라마라는 장르적인 유리함과 인간의 내적 갈등에 치중한 짜임새는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두 드라마가 다소 무거운 구석이 있다면, ‘상속자들’은 로맨틱 코미디의 귀재 김은숙 작가가 집필을 맡은 만큼 통통 튀고 발랄하다. 뻔한 신데렐라 이야기로 언제나 대박을 터뜨리는 김은숙 작가의 마법은 이번에도 통할 전망이다.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남자 배우 이민호, 김우빈, 최진혁 등이 뭉쳐 있고, 판타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데렐라 박신혜의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놓칠 수 없다는 평가다.
격정 멜로, 의학물,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로 수목극 전쟁에 참전한 이들. 첫 번째 대결은 ‘비밀’이 승리했고, ‘상속자들’과 ‘메디컬탑팀’이 뒤를 이었지만 끝까지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태. 덕분에 안방극장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드라마를 선택할 수 있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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