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21년만의 가을야구 축제를 마감했다. 리그챔피언십시리즈까지 1승만을 남겨뒀지만, 아쉽게 마지막 2경기에서 패하며 꿈을 접었다. 하지만 희망 찬 마무리로 미래를 기약했다.
피츠버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1-6으로 패했다. 세인트루이스 아담 웨인라이트에게 완투로 막히며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아쉽게 패퇴했다.
하지만 피츠버그에게는 어느 때보다 의미있는 시즌이었다. 지난 1990~1992년 3년 연속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를 제패하며 전성기를 보낸 피츠버그는 그러나 1993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20년 연속 5할승률에 실패하며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하위팀으로 전락했다.

올해도 시즌 전에는 전망이 어두웠다. 지난 겨울 포수 러셀 마틴과 투수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를 FA 영입한 것을 제외하면 전력 보강이 없었다. 세인트루이스와 신시내티 레즈처럼 강팀들 사이에서 올해도 변함 없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안정된 마운드와 짜임새있는 타선을 앞세워 의외의 돌풍을 일으켰다. 한물 간 선수였던 리리아노가 16승(8패)과 함께 평균자책점 3.02로 활약하며 재기에 성공했고, 베테랑 A.J 버넷도 10승(11패)을 올렸다. 여기에 제프 로크(10승7패·3.52) 게릿 콜(10승7패·3.22) 등 유망주들도 10승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마무리 제이슨 그릴리가 33세이브를 올리며 뒷문을 책임졌다.
타선에서는 유력한 MVP 후보인 간판타자 앤드류 매커친이 타율 3할1푼7리 185안타 21홈런 84타점 27도루로 활약했고, 페드로 알바레스가 타율은 2할3푼3리에 그쳤지만 내셔널리그 홈런왕(36개)을 차지하며 100타점을 올렸다. 스탈링 마르테도 타율 2할8푼 12홈런 35타점 41도루로 테이블세터 역할을 잘했다. 포수 마틴도 공수에서 든든히 뒷받침했고, 8월말 트레이드로 합류한 말론 버드도 쏠쏠하게 힘을 보탰다.
지난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를 창단 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이끈 클린트 허들 감독의 지휘아래 94승68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를 차지했다. 시즌 막판까지 세인트루이스와 1위 다움을 벌인 피츠버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신시내티를 6-2로 제압하며 디비전시리즈 티켓 잡는데 성공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알바레스의 활약 속에 2승1패로 앞섰지만 4~5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의 경험과 노련미를 넘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등 신구 조화아래 큰 경기 경험까지 마친 피츠버그에게는 희망찬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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