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난관을 극복하는 길은 더욱 팬택다워지는 것입니다. 팬탠의 기술력이 녹아 있는 최고의 제품으로 차별화 된 만족을 드리겠습니다.”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팬택 R&D 센터. 팬택의 야심작 ‘베가 시크릿노트’를 언론에 처음 소개하는 미디어데이 행사 기조연설에 나선 이준우 대표의 목소리는 굳어 있었다. 신제품 출시하는 축제의 마당이 아니라 최근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팬택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애플 삼성 등 거대 공룡 IT 기업들의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경쟁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팬택은 최근 2400여 직원 중 800명에 대한 무급 휴직을 실시하고 해외 사업 부문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을 했다.

‘베가 시크릿 노트’는 경영 위기라는 묘한 상황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팬택이 처한 상황과 방향성에 대한 상징성을 ‘베가 노트’가 담고 있는 셈이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이준우 대표의 말처럼 ‘베가 노트’는 지금까지 등장한 스마트폰 기능들이 ‘집대성’ 된 작품이다. 팬택으로서는 처음으로 진출하는 ‘노트’ 영역, 즉 패블릿 신제품에 팬택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총동원한 느낌이다.
‘베가 시크릿 노트’는 그 이름에 이미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먼저 ‘노트’는 5.9인치 대형 화면과 ‘V펜’으로 형상화 됐다. 1920 x 1080 사이즈의 Full HD 디스플레이는 대화면이 주는 생생한 생동감으로 먼저 어필한다. 사이즈만 보면 꽤나 부담스러운 숫자인 ‘6인치급’을 슬림하고 콤팩트 한 디자인으로 거부감을 덜어냈다.
‘V펜’은 ‘노트’와 조합이 되는 필수 아이템의 쓰임새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본체에서 ‘V펜’을 꺼내는 순간 ‘미니 V노트’나 ‘텍스트 액션’ 같은 어플리케이션이 자동으로 팝업 되면서 실행 준비를 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에 독점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와콤’과는 다른 정전식 펜이기는 하지만 만년필, 형광펜 등 22가지 다양한 패턴의 브러시를 제공해 ‘노트 정리’의 재미를 더했다.
‘베가 시크릿 노트’의 ‘시크릿’ 기능은 후면 터치와 지문인식으로 형상화 됐다. 후면 터치로 전화를 받고 사진을 찍는 기능은 전작보다 한결 섬세해졌다. 후면 터치판의 크기는 작아졌지만 기능을 실행하는 손 사용성은 더 나아졌다.
‘시크릿 키’는 지문인식센서를 탑재하면서 ‘사생활 보호’ 기능이 대폭 확대됐다. 지문인증으로 화면 잠금을 해제하기 때문에 패턴이나 비밀번호처럼 망각의 우려가 없다. ‘시크릿 박스’에는 남들에게 노출하기 싫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따로 보관할 수 있고 ‘시크릿 수첩’은 각종 금융 정보나 로그인 정보를 암호화 하여 보관할 수 있다. ‘시크릿 전화부’도 눈에 띄는데 사용자가 숨기고 싶은 전화번호와 통화 내역, 주고 받은 메시지 등을 따로 담을 수 있다. 이 함은 지문인식으로만 열 수 있다.
‘베가 노트’가 채택한 지문인식 방식은 최근 애플이 ‘아이폰 5S’에 적용한 것과는 다르다. 애플의 지문인식은 ‘에어리어’ 방식이라 터치만 하면 지문이 인식 되는데 이 방식은 반응이 빠른 대신 지문을 본떠서 해킹을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팬택의 지문인식은 이와는 다른 ‘스와이프’ 방식이다. 즉 지문 인식장치에 손가락을 아래에서 위로 통과시키면서 인식한다. 이 방식은 보안성과 인식률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베가 시크릿 노트’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기능은 USB 호스트 기능이다. OTG 케이블을 연결하면 각종 USB 메모리나 디지털 카메라, MP3 등과 손쉽게 파일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그 동안 스마트폰의 한계로 지적 되던 호환성이 상당 부분 해소 됐다.
팬택의 박창진 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판매 목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나라 국민의 1%만이라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LTE-A와 광대역 LTE를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10% 초반대까지 떨어진 국내 점유율을 ‘베가 노트’가 15%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베가 시크릿 노트’는 90만 원 중후반대에서 출고가가 책정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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