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칠 것 같아서 강하게 못했다."
루이스 스콜라리 감독이 지휘하는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10일 파주 NFC서 훈련을 소화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주전 선수들로 구성된 조끼팀과 비조끼팀으로 나누어 연습경기로 훈련을 진행했다.
햇빛 아래 뛰어다니는 브라질 선수들 사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검은 머리카락의 선수도 있었다. 다른 브라질 선수들과는 피부색이 달라 한 눈에 구별이 가능했다. 이 선수는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출신의 김용환(20, 숭실대)이었다.

김용환은 스콜라리 감독의 요청으로 브라질 선수들과 발을 맞추게 됐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마이콘이 한국으로 떠나기 직전 부상을 당한 탓에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브라질의 훈련 파트너로 숭실대의 오른쪽 수비수 김용환에게 돕게 했다.
"브라질과 훈련을 함께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는 김용환은 브라질의 에이스이자 왼쪽 측면 공격수인 네이마르를 전담 마크했다. 김용환은 한 시간여 동안 네이마르의 침투를 저지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김용환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뛰게 돼 처음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주눅이 드는 바람에 내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함께 뛰어보니 힘과 기술에서 밀리는 모습이 역력했다"며 브라질에 대한 인상을 전하며, "네이마르와 부딪히는 순간 공을 뺏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네이마르가 다칠 것 같아서 강하게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용환이 조심한 덕분(?)에 네이마르는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용환이 아닌 다른 선수와 충돌로 오른쪽 다리에 부상을 당해 훈련 도중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김용환은 자신이 전담 마크하던 네이마르가 물러나자, 스콜라리 감독의 지시 아래 그라운드서 나왔다.
김용환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훈련을 소화했다. 축구 자체가 자유로웠다. 노는 듯 했고, 선수들은 개인기가 뛰어났다"며 "내게 브라질 선수들과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영광스럽다.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겠지만, 다시 온다면 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sportsher@osen.co.kr
파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