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삼바군단' 브라질과 경기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골키퍼다.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브라질을 상대로, 한국의 골문을 지킬 선수는 누가 될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세계랭킹 8위)과 친선경기를 펼친다. 네이마르(바르셀로나) 헐크(제니트) 오스카(첼시) 등 유럽 전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한 브라질은 최정예 멤버로 한국을 찾아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이러한 브라질을 상대로 가장 긴장되는 포지션은 어디일까. 아무래도 세계적인 선수들로부터 골문을 지켜내야하는 골키퍼의 자리가 아닐까. 홍명보호 출범 이후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한 골키퍼 포지션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세 명의 선수가 주전을 놓고 3파전을 벌이게 됐다. 리그를 마치고 10일 홍명보호에 소집된 세 명의 골키퍼 중 과연 누가 네이마르의 슈팅을 막아내는 주인공이 될까?

▲ 경험의 정성룡, 안정감으로 브라질 막는다
정성룡(28, 수원)의 가장 큰 장점은 숱한 경험으로 일궈낸 안정감이다. 때로는 일견 쉬워보이는 장면에서 실점을 허용하고 드라마틱한 슈퍼 세이브가 없다고 그를 폄하하는 이들도 있지만, 국가대표 수문장으로서 정성룡이 지니고 있는 안정감을 무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 당시 부상으로 인해 벤치에서 브라질과 경기를 지켜봐야했던 정성룡은 이번 친선경기 출전이 누구보다 기다려질 선수다. 수많은 A매치와 월드컵을 치르며 다져진 경험이 정성룡의 제일가는 재산이다. 그 재산이 브라질을 상대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패기의 김승규, 도전은 계속되어야한다
김승규(23, 울산)는 아직도 배고픈 도전자다. 페루전과 아이티전에서 연달아 골키퍼 장갑을 끼며 대표팀 넘버원 골키퍼 정성룡의 아성에 도전했으나 두 번 다 100% 만족할 만한 활약을 하지 못했다. 김승규가 막아낼만한 공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 "강팀과 경기서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을 정도다.
그리고 김승규가 바라마지않던 강팀이 등장했다. 그것도 세계 최강의 삼바군단 브라질이 상대다. 홍명보 감독의 말마따나 일생일대의 기회다. 지난 크로아티아전을 벤치에서 지켜봐야했던 김승규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김승규의 동물적인 감각과 훌륭한 체격조건이 브라질을 상대로 얼마나 먹혀들지 시험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 설욕의 이범영, 런던올림픽 리턴매치 고대한다
이범영(24, 부산)에게 있어 브라질이라는 상대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정성룡이 팀의 0-3 완패를 벤치에서 지켜봐야했다면, 이범영은 3실점을 내준 당사자다. 영국과 8강전 승부차기서 맹활약하며 팀의 4강행을 이끌었지만, 네이마르를 앞세운 브라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3골을 내준 아픈 기억이 있다.
때문에 이범영으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선발 출전의 열망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설욕을 꿈꾸는 것은 야망이 아니라 본능이다. 3실점의 굴욕과 꿈에 그리던 올림픽 결승 진출의 꿈을 가로막은 상대와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당시의 경험으로 한 뼘 더 성장한 이범영에게, 불과 1년 2개월만에 설욕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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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김승규-이범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