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가 빠르면 오는 2014시즌부터 팀당 외국인선수를 늘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기획부장은 10일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를 늘릴 계획이다. 9구단 체제가 이뤄지면서부터 선수협회와 이야기해온 부분인데 선수협회 쪽에서도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오는 2014시즌부터 당장 이뤄질 수 있다. 외국인선수 보유 확대가 한시적인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한국프로야구 전체를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KBO가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를 늘리는 것은 흥행과 경기력 향상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는 2007시즌 4백만 관중을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2012시즌까지 꾸준히 관중이 증가, 지난 시즌에는 총 관중 7백만 고지를 넘어섰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9구단 체제가 시작되며 전체 경기수가 늘어났음에도 약 640만명으로 7년 만에 관중이 줄어들었다. 인기구단 롯데와 KIA의 부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LG를 제외한 모든 구단이 전년도에 비해 관중이 감소한 것을 돌아보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아홉 번째 구단 NC는 우려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 7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그러나 한화가 시즌 시작부터 지독한 부진에 시달렸고, 그러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언급됐던 프로야구 경기력 저하 논란에 불이 붙었다. 9구단 체제로 리그 규모는 커졌지만, 선수들이 흩어지며 리그 수준은 떨어진 게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만 했다.
더욱이 2015시즌부터는 KT가 합류한 10구단 체제를 눈앞에 두고 있어 각 구단의 수준급 선수 수급은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당장 오는 11월 2차 드래프트가 열리며, 2014시즌 후에는 KT가 각 구단에 보호명단에 들어간 20인 외에 선수 한 명씩을 지명한다. KBO와 대한야구협회의 아마야구 활성화 프로젝트로 중·고교 야구부 창단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프로야구 질적 향상’이란 결실을 맺으려면 앞으로 긴 시간이 필요하다.
정금조 부장 역시 “아마야구 활성화가 단기간에 프로야구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며 “올 시즌 관중동원을 두고 악조건 속에서 선방했다는 시선도 있는데 그렇다고 만족하면 절대 안 된다. 관중감소가 일어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외국인선수 보유 확대는 지금 시점에서 반드시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부장은 “10구단 체제가 시작되는 2015시즌부터 향후 3, 4년이 프로야구 흥행에 있어 아주 중요한 시기다”며 “덩치만 커지고 내용이 없으면 10구단 체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최근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들을 뽑았음에도 KT는 ‘선수가 없다’고 아쉬움을 표하더라. 늘어난 외국인선수 보유한도로 이를 타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정 부장은 각 팀의 외국인선수 보유에 대한 규칙도 머릿속에 넣어뒀다고 했다. 정 부장은 “일단 NC를 제외한 기존 8개 구단은 3명 보유 2명 출장을 원칙으로 한다. 이렇게 되면 아마 각 팀들은 선발투수 2명·야수 1명 혹은 선발투수 2명·불펜투수 1명의 체제로 가지 않을까 싶다”며 “NC와 KT는 4명 보유 3명 출장으로 갈 것 같다. 하지만, 반드시 야수 한 명을 선별하는 조항을 넣을 예정이다”고 구체적인 그림을 그렸다.
결국 외국인선수 보유 확대는 지난 2년 동안 사라졌던 외국인 타자의 부활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한국프로야구는 홈런수가 꾸준히 하락, 야구 흥행의 결정적 요소가 사라지고 있다. 실제로 2009시즌 페넌트레이스 532경기 동안 1155개의 홈런이 터졌지만, 2010시즌 990개, 2011시즌 770개, 2012시즌 615개로 하락했다. 그나마 올 시즌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798개로 상승했으나 팬들은 호쾌한 한 방이 더 많이 터지기를 원한다.
당장 2014시즌부터 외국인선수 보유 확대가 이뤄진다면, 경기력 향상과 흥행을 가져오는 묘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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