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노경은, 2012년처럼 던져야 두산산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0.11 06: 42

지난해 그는 상대팀을 제대로 잡던 킬러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준비를 하고 나선 상대 타선에게 고전했다. 한 번 더 패하면 팀의 올 시즌이 끝나는 경기. 그 경기에 두산 베어스 우완 에이스 노경은(29)이 등판한다.
올 시즌 노경은은 30경기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12승6패7홀드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지만 개근 선발로서 국내 투수 최다이닝(180⅓이닝, 전체 6위), 최다 탈삼진(153개, 전체 3위), 최다 퀄리티스타트(18회, 전체 6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의의가 있었다. 꾸준히 선발로 나섰다는 것은 선수 본인의 자기 관리가 좋았고 9구단 체제 시즌에서도 선발로서 꾸준하게 팀의 신뢰를 얻었다는 증거다.
준플레이오프 상대인 넥센을 상대로 노경은은 올해 지난해와 정반대의 해를 보냈다. 지난 시즌 노경은은 넥센전서 6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한 킬러였다. 특히 9월6일 잠실 경기서는 9이닝 102구 5피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봉승을 따냈다. 지난해 유일한 넥센전 패배도 8월16일 목동서 6이닝 7피안타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 패한 경기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넥센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한 노경은이다. 노경은의 올 시즌 넥센전 성적은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6.04로 아쉬움이 컸다. 특히 목동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8.62로 무너졌다. 대신 올 시즌 유일한 잠실 넥센전이었던 5월23일 경기서는 6⅔이닝 3피안타 9탈삼진 7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사구를 많이 내주는 바람에 128개의 많은 공을 던졌던 그 경기다.
지난해 후반부터 노경은은 투심 패스트볼 비율을 높여 던지기 시작했다. 이는 선발로서 좀 더 많은 이닝을 던지기 위한 노경은의 선택이었고 일단 국내 선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1차적으로는 성공했다. 그러나 투심 비율이 높을 때는 이 공이 공략당해 집중타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노경은의 올 시즌 피안타율은 2할5푼4리로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4회 2할7푼9리, 7회 4할2푼으로 상대 타선이 한 바퀴, 두 바퀴 가량을 도는 때, 대체로 3~6번 타순에서 안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컸다.
따라서 구종 변경이나 완급조절 포인트 변경 등 변화를 준 투구패턴으로 넥센을 상대하는 방법이 중요시된다. 노경은은 150km대 직구와 스플리터는 물론 최고 144km의 슬라이더, 그리고 120km대 파워커브도 구사할 수 있다. 그저 보여주는 공이 아니라 이 구종들은 때에 따라서 노경은의 결정구가 된다. 제구력이 완벽하지 않을 뿐 노경은은 가진 재능이 많은 투수다.
팀도 노경은의 호투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특히 앞선 두 명의 선발 투수가 기본적으로 자기 몫 그 이상을 해내고도 계투진의 난조로 인해 무너지며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노경은에게는 올 시즌 가장 큰 책임감이 부여된 순간. 타선의 화력이 얼마나 폭발하느냐도 보장되지 않았고 그나마 유일한 메리트가 안방인 잠실 경기를 펼친다는 것인 가운데 노경은은 그 어느 때보다 확실히 호투를 펼쳐야 한다. 투심을 주패턴이 아닌 양념으로 삼아 던지던 정통파 투수로서 지난해 보여줬던 넥센전 쾌투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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