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빠르면 내년부터 외국인선수 보유가 확대된다. 시즌 후 펼쳐질 FA 시장에도 파급 효과를 일으킬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기획부장은 10일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를 늘릴 계획이다. 선수 협회에서도 긍정적인 것으로 안다"며 "내년부터 당장 이뤄질 수 있다. 기존 8개팀은 3명 보유 2명 출전, 신생팀은 4명 보유 3명 출전으로 반드시 야수 한 명을 선별하는 조항을 넣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구단들은 전력 보강에서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프로야구에서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외부 FA, 트레이드, 외국인선수 영입인데 FA와 트레이드는 위험 부담이 크고 변수가 많다. 특히 FA 영입은 보상선수 출혈을 피할 수 없고, 트레이드는 이것저것 카드를 맞춰야 할 부분이 많다.

반면 외국인선수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FA 영입처럼 위험 부담이 덜하고, 기존 선수 전력에서 손해볼 게 없다. 각 팀들마다 외국인선수를 한 명 더 영입할 수 있다면 FA 한 명을 영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모든 외국인선수들이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FA 영입 선수들과 달리 외국인선수들은 언제든 교체가 가능하다. 리스크의 기간이 1년 뿐이다.
자연스럽게 FA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장 내년부터 외국인선수 보휴가 확대된다면 FA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특급 FA 영입에 최소 30억원 이상이 들고, 보상선수 유출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확실한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는 게 전력 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 쿼터가 마련된다면 FA 야수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FA 시장에는 투수 윤석민·오승환·장원삼 등이 있다. 그러나 장원삼을 제외한 윤석민·오승환은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어 대부분 야수에 관심이 많다. 올해 FA 시장에 나오는 야수로는 강민호·정근우·이용규·이종욱·박한이·이병규·이대형·손시헌·이대수·최준석 등이 있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가 가세한다면 이들의 몸값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리 없다. 외국인 타자는 대개 1루수 또는 외야수로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을 선호한다. 이 기준에서 벗어나는 선수로는 포수 강민호, 2루수 정근우, 유격수 손시헌, 외야수 이용규·이종욱·이대형 정도로 나머지 야수들에게는 몸값 형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FA 시장 거품 줄이기다. 지난 몇 년간 FA 시장은 과열 양상을 띄며 몸값 인플레 현상이 일어났다.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방법에 한계가 있다 보니 FA 영입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보유 확대에 따라 FA 시장의 거품이 걷어지고 적정 몸값으로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50억원의 FA 잭팟을 터뜨린 이택근(넥센) 김주찬(KIA) 사례가 쉽게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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