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화요일,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새벽부터 궂은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분당경매장은 활기가 넘쳤다.
매주 화요일은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분당 경매장에서 경매가 열리는 날이다. 평균 650대의 중고차 거래가 400여 개의 회원사들에 의해 이뤄진다.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의 회원사는 약 1200개. 그 중 평균 400명의 회원들이 매 경매에 참가한다. 분당 경매장은 연간 약 4만 대의 중고차 거래가 이루어지며 시화와 양산까지 합하면 연 10만 대로,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은 국내 최대의 중고차 경매장이다.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의 특징은 매입은 회원에 한해서만 가능하도록 제한을 뒀으나 매도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즉, 경매에 참여해 중고차를 사는 것은 회원만 할 수 있는데, 경매 매물로 중고차를 출품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은 이를 통해 중고차 소매업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중고차를 비롯한 전체 자동차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우선, 경매가 이뤄지는 방식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일반 경매와 다를 바가 없어 이해하기 쉽다. 물품이 나오면 이를 사고 싶은 사람(회원)이 자동차 경매장의 경매석에 있는 응찰기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거수대신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각 좌석에 설치된 경매 응찰기는 회원증을 넣어야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돼 있다.
경매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경매 전까지 일주일 동안 실시간으로 현대글로비스오토욕션의 웹사이트와 모바일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물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경매에 참여하게 된다. 당일 경매 현장에 오지 못하는 회원들 해당 물건의 경매가 시작되기 30분 전까지 온라인으로 매입 희망가를 제출하면 원거리에서도 참여가 가능하다.
출품 또한 간단하다. 사이트에서 직접 본인의 차량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여기에는 차량정보부터 주행거리, 사고이력 등 차에 관한 모든 것이 해당된다. 직접 써넣는 것이 귀찮다면 전화 한 통이면 상담직원이 대신 입력해주기도 한다. 물론, 경매장을 방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차량 거래 시 필수 서류인 차량등록증과 인감증명서는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전화와 온라인으로 출품 신청을 했다면 팩스를 이용하면 된다. 출품이 완료된 차량은 그 동안의 정비 이력, 그리고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측의 정비를 거쳐 취합된 데이터와 함께 실시간으로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오게 된다.
이와 함께 매물의 등급도 매겨지는데, 등급은 간단하게 알파벳과 숫자로 표기된다. 알파벳은 내부 프레임의 사고 유무를 나타내며 숫자는 외판의 외부 압력 이력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A부터 F까지로 나뉜 내부 프레임 등급은 A와 B가 사고가 한 번도 난 적이 없음을 의미하며 나머지는 한번이라도 프레임이 망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숫자도 마찬가지다. 6이상의 숫자면 외판의 상태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장에서는 숨가쁘게 경매가 진행된다. 순번대로 경매물이 대형 스크린에 지나가는데, 이때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 1명이면 화면 왼쪽에 네모나게 초록색 불이 들어오며 2명이면 노란색, 3명 이상이면 빨간색이 들어와 해당 물품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도 대강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경매에 있어 경쟁심리를 잘 이용한 방식이기도 하다. 경쟁자가 많으면 그 만큼 가격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작정 경매가가 올라간다고 해서 낙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중고차든 출품자가 제시한 희망가를 넘어야만 거래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있어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측은 합리적인 희망가가 책정돼 원활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출품자가 제시한 희망가에서 30만 원~80만 원 정도 낮게 금액을 책정한다. 희망가는 낙찰 전에는 공개되지 않으며 경매가는 시작가 500만 원 이하의 차량은 3만 원 단위로, 500만 원 이상은 5만 원 단위로 참여가 이루어 진다.
경매물품이 유찰되거나 출품 취소가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차량을 사려는 회원사가 아예 없거나 경매 희망가 보다 낮게 응찰이 이뤄질 경우, 해당 물품에 서류적인 절차 등의 이유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등이다. 대개 유찰은 3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아무도 버튼을 눌러 낙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다음 물품으로 경매가 넘어가버린다.

바로 여기서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의 평균 70% 낙찰률 비법을 찾을 수 있다. 물품이 유찰됐다고 해서 꼭 다음 번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경매장 바깥에 구비된 PC를 통해 인터넷 상담을 신청하면 직원이 상담글을 읽고, 차량 출품자와 상의 후 곧바로 다시 연락을 줘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관계자는 "거리를 불문하고 경매에 오신 이상 다들 한대라도 낙찰 받아 가려고 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며 해외 바이어들은 선적을 이미 계약해 놓은 상태여서 그에 맞는 물량을 가져가려 한다
"고 말했다. 실제로 당일 경매장을 찾은 회원들 중에 중동이나 남미, 러시아 등에서 온 해외 바이어들의 비중도 상당했다.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의 해외 바이어는 중동과 아프리카가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 다음이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동남아, 남미 순이다.
분당경매장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교통의 근접성이다. 분당경매장은 행정상으로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이나, 생활권이 분당에 속해있다. 이는 경매장의 명칭이 광주가 아닌 분당으로 정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분당 경매장은 판교 IC를 나와 판교, 서현을 지나면 분당경매장에 금세 도착한다.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시장인 서울·경기 어디에서도 교통이 원활하며 경부, 영동, 서해 고속도로와도 인접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서울 강남에서 1시간 내외로 이동이 가능하다. 강남에서는 강남역, 사당, 방배에서 경매장 바로 앞에 정차하는 경기버스가 운행 중이며 이를 이용하면 45분 내외로 경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은 현재 업계 종사들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출품작의 비중을 일반 소비자들 부분도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통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중고차주들이 직접 경매에 자차를 출품하도록 유도해 중고차 경매 시장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 소비자의 직접 경매 참여는 제한된다.
업체는 약 전체 출품작의 5%에 불과한 일반인 출품 비중을 장기적으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향후 국내 중고차 시장을 확대시키고, 신차 자동차 시장까지 증진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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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