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중앙202는 11일부터 26일까지 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역랑 있는 지역 젊은 작가의 활동을 지원하고 미술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Repose'라는 이름으로 변주되는 길쭉한 캔버스에는 드넓고 청명한 하늘, 거기에 맞닿으며 낮게 깔린 수평면/지평면,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마치 외딴 섬처럼 덩그러니 떠 있는 낡고 오래된 작은 어선/오두막이 있다. 시간의 흔적을 머금고 있는 남루한 배/집은 사실적으로 세심하게 묘사돼 물성을 그대로 전달한다.
이러한 극사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공기층에 감도는 정적과 고요함은 멈추어버린 시간, 초시간적인 공간으로 우리를 이끌며 현실이 아닌 내면세계를 더욱 응시하게 한다. 이렇게 심리적으로 재구성된 풍경 전반에서 심화된 쓸쓸하고 외로운 분위기는 '폐허의 미학'-시간이 흘러 제 기능을 상실한 채 허물어지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움-과도 연결된다.

흔히 폐허 속에서 과거와 대면하는 사람들은 시간적 거리를 의식하며 이제는 쓰러져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산물을 미적 대상으로 치환한다. 이때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것은 관조적 태도를 동반한 위대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다.
이렇게 폐허에서 얻어진 미감은 사라지고 끝나버리는 부정적 이미지를 드러낼 수 없다. 오히려 자연에 대한 동경, 또 다른 시작과 이상세계에 대한 바람들이 내재돼 있는 노스탤지어를 연출한다.
박영상의 그림들은 온통 짙은 향수로 물들어 있다. 고립된 섬, 멜랑콜리 섬은 고독감에서 멈추지 않고 하나의 통로로서 편안하고 밝았던 내 안의 유토피아로 회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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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중앙202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