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삼바축구는 훈련부터 범상치 않았다.
월드컵 최다 5회 우승을 자랑하는 브라질이 한국에 왔다. 브라질대표팀은 11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75분가량 공식훈련을 소화했다. 12일 오후 8시 치를 한국전을 앞둔 최종점검 성격이었다.
과연 삼바축구가 세계최강의 개인기를 자랑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보통 중요한 경기를 앞둔 국가대표팀은 예민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브라질 같이 세계적인 팀은 전력노출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하지만 브라질은 달랐다. 한국 취재진, 브라질 취재진 심지어 일반 팬들에게도 훈련을 자유롭게 공개했다. ‘볼 테면 보라’는 식의 강한 자신감이었다.

이날 브라질의 훈련을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규모 종교행사가 있었다. 브라질 선수단이 들어서자 한창 관중석에 설치된 대형무대를 해체하는 작업으로 소음이 발생했다. 그런데 루이스 스콜라리 감독은 ‘우리는 상관 말고 공사를 계속하라. 정해진 시간에 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방법도 독특했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보통 소집 후 단체로 30분 정도 몸을 푼다. 공을 만지는 것은 그 다음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소집과 동시에 센터서클에 모여 공 뺏기 훈련을 했다. 천하의 네이마르도 동료들의 공을 뺏기가 쉽지 않았다. 개인기의 향연이 마치 ‘발로 하는 농구’를 보는 듯 했다. 간간히 자유롭게 몸을 푸는 선수들은 특별한 규칙에 구애받지 않았다.

단체로 스트레칭을 한 선수들은 드디어 루이스 스콜라리 감독의 지시로 5:5 미니게임, 세트피스 등으로 전술훈련을 소화했다. 이 때 네이마르가 주로 전담키커를 맡았다. 단테, 다비드 루이스 등 장신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했다. 카메라가 핵심전술을 담고 있었지만 브라질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알고도 못 막는다는 자신감이 대단했다.
지난 10일 엉덩이 부상을 입은 네이마르는 이날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 주위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프리킥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날카로운 궤적을 그린 공이 연이어 골망을 흔들었다. 우리나라 수비수들이 바짝 긴장해야 하는 장면이었다. 다비드 루이스와 오스카의 슛도 만만치 않았다.
연습 후 스콜라리 감독은 “선수들이 30시간 비행을 해서 피곤하다. 가벼운 훈련만 했다. 네이마르는 내일 경기출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이어 “브라질이 왜 세계최강인지 보여주겠다”고 했다. 인터뷰에서도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12일 한국 축구팬들은 왜 브라질이 세계적인 팀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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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