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간판타자 김현수(25)가 지독한 타격 부진을 꺴다.
김현수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3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 1회 선제 희생플라이와 함께 9회 장쾌한 2루타로 첫 안타를 장식했다. 3타수 1안타 1타점. 눈부신 활약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한 방이었다.
김현수는 1~2차전 연속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2경기 도합 8타수 무안타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득점권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이름값에 걸맞지 못한 활약으로 2연패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4번 타순의 부담감, 어색한 1루 수비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자 두산 김진욱 감독은 3차전에서 김현수의 타순을 원래대로 3번으로 옮기며 수비 위치도 제 포지션인 좌익수로 복귀시켰다. 김현수에게 공수에서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타격 감각을 회복시키기 위한 차원이었다.
김현수는 1회 1사 3루 첫 타석에서 넥센 선발 오재영의 바깥쪽 변화구를 가볍게 밀어쳐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준플레이오프 첫 타점을 올렸다. 안타는 아니었지만 벼랑끝에 몰린 팀에 선취점을 안기는 타점으로 김현수로는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는 한 방이었다.
4회 1루 땅볼, 6회 2루 땅볼로 물러나며 10연타수 무안타 침묵을 이어간 김현수였지만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드디어 긴 침묵을 깼다. 선두타자로 나와 좌완 강윤구를 상대로 우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때리는 빨랫줄 같은 2루타로 포문을 연 것이다. 12타석-11타수 만에 나온 첫 안타가 천금의 2루타. 김현수는 2루 베이스에서 오른팔을 힘껏 치켜세우며 포효했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덜어내는 준플레이오프 첫 안타였다.
김현수는 대주자 임재철로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두산이 계속된 1사 3루 끝내기 찬스를 무산시키며 김현수의 2루타는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연장 14회말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 4차전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김현수의 올 가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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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