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유한준(32)이 그림 같은 호수비로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갔다. 송지만도 노장의 투혼을 보이며 연장에서 호수비를 선보였다. 두 차례의 호수비는 넥센의 끝내기 패 가운데 빛났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3-4로 석패했다. 9회말 중견수 유한준과 연장에서 나온 우익수 송지만의 ‘더 캐치’로 승부를 끝까지 몰고 갔던 넥센은 뼈아픈 패를 당했다.
3-3으로 팽팽했던 9회말. 두산 선두 타자 김현수가 넥센 왼손 투수 강윤구를 상대로 우익수 오른쪽에 흐르는 2루타를 때렸다. 이후 대타 정수빈이 희생번트로 2루 대주자 임재철을 3루까지 보냈다. 넥센은 오른손 투수 한현희를 마운드에 올렸다.

타석에는 홍성흔이 섰다. 볼카운트 1B1S에서 홍성흔이 한현희의 3구째 147km 직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빨랫줄처럼 중견수 앞쪽으로 날아갔다. 끝내기 안타가 되는 것처럼 보였다. 순간 중견수 유한준이 앞으로 뛰어나오며 슬라이딩 캐치로 타구를 낚아챘다. 3루 주자 임재철은 움직이지 못했다.
넥센 덕아웃은 환호했다. 유한준도 오른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이어 한현희가 이원석을 2루 땅볼로 막고 9회 수비를 끝냈다. 넥센은 끝내기 패 위기가 순간 연장 승부라는 기회로 뒤바뀌었다.
유한준은 지난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명품 수비를 선보였다. 7회 번트 안타와 넥센 송구 실수로 공이 뒤로 빠진 사이 2루까지 훔치려던 정수빈을 당시 우익수 유한준이 보살시켰다.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로 두산에 찬물을 끼얹었다.
‘송집사’ 송지만의 호수비도 팀의 끝내기 패를 막았다. 연장 12회 2사 1루 최재훈이 넥센 송신영을 상대로 큼지막한 외야 타구를 날렸다. 오른쪽 담장을 향해 날아간 공. 하지만 불혹의 사나이 우익수 송지만이 지키고 있었다. 담장 바로 앞까지 뛰어가 타구를 잡았다.
11일 경기 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외야 수비가 가장 뛰어난 선수를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한준이 외야 수비가 가장 뛰어나다”고 주저없이 답했다. 불혹을 훌쩍 뛰어넘은 송지만도 대수비로 나와 넥센 가을 야구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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