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기를 펼친 두산이었지만 최재훈(24, 두산)의 송구는 살아 있었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정확한 송구로 넥센의 발야구를 저지한 최재훈의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최재훈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포수 및 8번 타자로 나서 14이닝을 모두 책임졌다. 1차전 선발로 나섰으나 부담감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양의지를 대체하는 맹활약이었다. 1차전에서는 양의지를, 2차전에서는 최재훈을 선발로 냈던 두산은 2차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양의지를 이날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쓰지 않으며 최재훈에 대한 신뢰를 과시했다.
타석에서의 활약은 그리 뛰어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5타수 1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비적인 임무에서는 자신의 몫을 모두 했다. 7회부터 동원된 두산 불펜 투수들을 잘 이끌며 팽팽한 승부를 이끌었다. 두산 불펜 투수들이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적절하게 유도한 것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송구도 빛났다. 세 차례나 도루를 저지하며 넥센의 발을 묶었다. 5회 1사 1루에서는 2루로 뛰던 김민성을 잡았다. 원바운드로 송구됐으나 타이밍이 워낙 좋았다. 결국 문우람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넥센은 득점에 실패했다. 넥센의 공격 흐름이 한 번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치열한 연장 승부에서도 최재훈의 어깨는 빛났다. 연장 10회에서는 2사 1루에서 대주자 유재신의 2루 도루 시도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감했고 연장 14회에는 1사 1루에서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을 때 2루로 뛰던 이택근까지 잡아내며 환호했다. 두산이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에는 결국 최재훈의 호수비가 있었던 셈이다. 만약 도루에 성공해 주자들이 득점권인 2루에 간다면 이 팽팽한 흐름에서 투수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두산은 양의지가 포스트시즌 들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안은 최재훈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재훈이 3차전을 책임지며 좋은 활약을 보여줌에 따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극적인 끝내기 승리와 더불어 두산이 3차전에서 얻은 하나의 수확이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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