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것 같지 않았던 넥센이 패했다. 두 차례 연속 드라마 같은 승리를 거뒀던 넥센이 두산에 끝내기 패로 무릎을 꿇었다. 번번이 찾아왔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두산에 3-4로 졌다. 연장 14회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두 차례 끝내기 승으로 기세가 달아올랐던 넥센은 3차전 끝내기 패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넥센은 두산 선발 노경은의 호투에 봉쇄됐다. 6회까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4번 타자 박병호도 노경은의 포크볼에 두 차례 방망이를 허공에 돌리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6회까지 노경은에게 3안타 무득점으로 막히며 0-3으로 끌려 다녔다.

하지만 7회 한 차례 태풍이 몰아쳤다. 선두 타자 이택근이 3루수 앞 내야안타를 때리며 심상치 않는 출발을 알렸다. 앞선 두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박병호도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무사 1,2루. 타석에 들어선 김민성이 일을 냈다. 정규리그에서 노경은에게 9타수 6안타로 강했던 김민성이 노경은을 상대로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김민성은 포효했다.
9회말 수비가 압권이었다. 선두 타자 김현수에게 2루타, 대타 정수빈에게 희생번트를 내준 넥센은 1사 3루로 몰렸다. 희생타 한 개면 끝내기 패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질 것 같지 않았다. 홍성흔의 빨랫줄 같은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유한준이 잡아냈다.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넥센은 끝내기 패를 모면하고 연장까지 승부를 몰고 가는 집념을 보였다.
연장 11회 또 다시 넥센에 행운이 따랐다. 대타 이성열은 선두 타자로 나와 중견수 앞 안타를 때렸고 대주자 김지수와 교체됐다. 타석에는 서건창이 있었고 두산 마운드에 있던 윤명준의 1루 견제가 1루 불펜으로 빠졌다. 심판은 1루 주자의 3루 진루를 인정했다. 하지만 넥센 타선은 서건창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장기영이 번트 헛스윙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찾아온 기회를 차버렸다.
연장 14회 또 한 차례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 타자 장기영이 안타를 때렸지만 이택근이 희생번트에 실패하며 선행 주자를 2루에 보내지 못했다.
이날 넥센은 9회 유한준의 호수비와 연장 12회 송지만의 호수비가 팀의 끝내기 패를 막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기회를 살리지 못한 넥센은 두산에 반격을 허용했고 끝내기 패로 연결됐다. 넥센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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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