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공익성 예능프로그램이 안방극장 문을 두드렸다. MBC 새 예능프로그램 ‘웰컴 투 한국어학당-어서오세요’가 제 2의 ‘느낌표’를 연상하게 하는 뜻 깊은 취지와 온기 가득한 재미를 선사하며 첫 출발을 했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 중 장학생 1명을 선발해 1년 동안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과정을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분투하는 학생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공익성 예능인 것.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느낌표’를 떠오르게 하는 따뜻한 구성에 ‘한국 알리미’라는 취지는 첫 방송부터 고스란히 드러났다.
첫 방송은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터키 학생들이 한국 방문 교육의 행운을 얻고자 한국어와 기본 상식 문제를 푸는 과정이 담겼다. 또한 험난한 시험을 통해 선발된 터키 학생들이 청송에 마련된 한옥 마을에서 김정태 학당과 서경석 학당으로 구분돼 수업을 받는 모습도 펼쳐졌다.

일단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MC들의 도움 하에 한국 음식을 맛보고, 청송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 모습도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한국 전도사를 자처해 학생들을 성심 성의껏 가르치는 MC들의 노력도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공익성을 갖춘 예능답게 따뜻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재미는 기본 바탕에 깔려 있었다.

영어 교육에 몰두하고, 그렇게 만드는 사회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을 뜨끔하게 만드는 순간도 있었다. MC 김국진이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의 모습에 감동하는 장면은 안방극장을 반성하게 하는 동시에 뭉클하게 했다.
여기에 세 명의 MC들의 조합도 뛰어났다. 메인 MC인 김국진이 훈장으로 변신해 차분한 진행을 보여줬고, 학당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장학생을 배출해야 하는 김정태와 서경석은 한국어 교육 경쟁자답게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서경석과 김정태가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의 성적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장학생 배출을 위해 전투력을 발휘하는 과정은 소소한 웃음을 유발했다.
이날 방송은 첫 방송답게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하고, 학생들을 선발하는 입문 방송이었다. 점점 한국과 한국어에 대해 일취월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는 뿌듯함이 향후 방송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방송에서 목표대로 훈기를 진하게 전한 ‘어서오세요’가 금요일 예능 전쟁에서 예능에 공익성을 가미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인기를 끌었던 ‘느낌표’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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