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때문일까 체력 저하 때문일까. 넥센 히어로즈가 잇따른 작전 실패와 아쉬운 경기력으로 승부를 3차전에서 끝내지 못했다.
넥센은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연장 14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두산에 3-4로 졌다. 1차전과 2차전을 연속 끝내기 승으로 이겼던 넥센은 전날 거꾸로 앙갚음을 당했다.
0-3으로 지고 있던 7회 무사 1,2루. 김민성이 두산 선발 노경은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3점포를 터뜨렸다. 흐름은 넥센 쪽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좀처럼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날 넥센은 홈런을 제외하고 2루와 홈을 밟는 게 어려웠다.
3차례 2루 도루 시도가 물거품이 됐다. 5회 선두 타자로 나간 김민성이 실패했고 연장 10회는 대주자 유재신이 고개를 숙였다. 연장 14회는 이택근이 2루를 노렸지만 성공시키지 못했다. 두산 포수 최재훈에게 철저히 봉쇄당했다.
공격에서는 연장 11회가 넥센의 발목을 잡았다. 무사 3루 기회에서 득점하지 못했다. 무사 1루에서 두산 윤명준의 1루 견제가 1루 불펜으로 빠졌고 1루 주자가 3루까지 진루가 인정됐다. 하지만 서건창이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장기영은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공에 번트 헛스윙을 했다. 상대 실책으로 만든 무사 3루 기회를 날리는 빌미가 됐다. 넥센은 찾아온 흐름을 걷어찼고 끝내 끝내기 패로 설욕을 당했다. 지난 9일 2-2 동점이었던 9회말 1사 만루 상황과 겹쳤다. 이 때 넥센은 정규 이닝에서 경기를 끝낼 수 있었지만 서동욱과 이택근이 침묵해 연장까지 가야했다.
넥센은 현재 2승 1패로 앞서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전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아쉬운 경기력에 대해 “선수들이 너무 잘 하려는 욕심 때문에 실수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 1차전과 2차전 승리에 대해서는 “두 경기는 행운이 많이 따랐다”고 겸손함을 나타냈다.
실제 넥센은 전날 11회 두산 윤명준의 1루 견제 실책이라는 복이 굴러들어왔지만 차버렸다. 또 9회말 중견수 유한준의 호수비와 12회말 송지만의 명품 수비는 넥센을 끝내기 패에서 건져냈다. 3차전 행운도 넥센 편인 듯 보였지만 끝내 넥센이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정규리그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벌였던 넥센이 체력에서 지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두산도 이 부분은 마찬가지. 하지만 넥센은 시즌 막판 목동과 마산, 광주, 대전 등으로 잦은 이동을 해 쌓인 피로가 누적됐다. 이틀 만에 시작한 포스트시즌 3경기가 연장 까지 이어지며 체력도 바닥을 향해가고 있다.
전날 연장 11회에서 보인 선수들의 성급했던 모습과 잇따른 도루 실패는 체력 저하와 맥을 같이한다. 집중력도 떨어지면서 희생번트와 스퀴즈 등 작전이 한 번에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고 있다. 넥센이 4차전에서는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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