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박병호 효과'보다는 한 방이 필요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12 06: 53

박병호(27, 넥센) 효과는 분명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효과’로 그쳐서는 넥센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지금 넥센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간판타자 박병호의 한 방이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연장 14회 혈투 끝에 3-4로 아쉽게 졌다. 목동에서 열린 1·2차전에서 모두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기세를 탔던 넥센은 3차전에서 오히려 두산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지며 분위기가 한 풀 꺾였다. 시리즈 전적은 여전히 2승1패로 앞서 있지만 두산에 분위기를 내줬다는 점에서 시리즈는 알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의 아쉬움대로 0-3으로 뒤진 7회 김민성의 3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기세를 살리지 못했다. 연장 11회에는 상대 실책을 틈타 무사 3루의 절대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등 몇몇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기분이 드는 경기였다. 여기에 박병호가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찜찜한 요소였다. 박병호가 터지지 않은 넥센 타선의 응집력은 분명히 떨어졌다.

박병호는 3경기에서 10타수 1안타(타율 .100)을 기록했다. 1차전 첫 타석에서 날린 중월 솔로 홈런이 마지막 안타다. 2차전, 3차전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3차전에서 드러났듯이 박병호가 해결하지 못하면 넥센도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3차전에서는 김민성이 맹활약했지만 강정호가 타율 7푼7리에 허덕이는 등 뒤를 받칠 선수들의 예상보다 부진한 넥센이다. ‘박병호 효과’가 좀 더 명백하게 그 실체를 드러내야 살 수 있는 넥센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은 박병호에 대한 실마리를 점차 찾아가고 있다. 3차전에서도 까다로운 승부를 펼치면서도 박병호를 거르는 일은 없었다. 이 와중에 박병호도 삼진을 3개나 당했다. 상대가 집중견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격감 유지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기대감은 크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홈런은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다. 그리고 박병호는 누가 뭐래도 이에 대한 기대치와 확률이 가장 큰 타자다.
집중견제는 4차전에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병호는 4차전 두산 선발인 이재우와 정규시즌에 7번 맞붙었다. 안타는 치지 못했으나 볼넷이 5개에 이르러 출루율은 7할1푼4리였다. 그만큼 철저하게 피해갔다는 의미다. 이런 양상은 4차전에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결국 박병호가 이를 얼마나 현명하게 역으로 이용하느냐는 4차전의 키 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다. 만약 4차전도 내준다면 쫓기는 쪽은 넥센이다. 박병호의 한 방이 팀의 위기를 구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