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두산, 지난해 탈락서 얻을 교훈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12 06: 53

공교롭게도 상황이 비슷해졌다. 1·2차전을 내준 것과 그 내용, 3차전을 잡은 것, 그리고 3차전에서의 영웅들까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와 양상이 흡사하다. 그렇다면 지난해 4차전 탈락의 쓴맛을 본 두산 베어스의 올해 4차전은 어떨까. 지난해의 패배에서 교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연장 14회 터진 이원석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신승했다. 1·2차전에서 모두 끝내기 안타를 맞고 경기를 내줬던 두산은 이를 끝내기로 되갚고 기사회생했다. 이제 12일 같은 곳에서 열릴 4차전에서 벼랑 끝 탈출을 노리는 두산이다.
지난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양상과 비슷했다. 1·2차전을 내준 두산은 3차전에서 승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점수와 경기 흐름은 차이가 있었지만 첫 타점의 주인공이 김현수였다는 점, 최준석이 홈런을 쳤다는 점, 그리고 변진수가 불펜에서 역투를 펼쳤다는 점은 지난해 3차전과 판박이였다. 하지만 시리즈 전적에서 1승2패로 뒤져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지난해도 3차전의 기세를 4차전까지 이어가지 못한 아픔이 있는 두산이다. 교훈이 있을 법도 하다.

4차전 당시에도 초반 기선 제압에는 성공했다. 2회와 3회 1점씩을 뽑았고 8회초까지 3-0으로 앞서 갔다. 그러나 8회 집중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고 결국 연장 10회 양의지의 실책이 나오면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의 경기 내용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일단 밀어붙일 때 확실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두산은 2회 윤석민의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냈고 3회에도 윤석민이 적시타를 때리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이후 3회에도 2사 만루의 기회를 잡는 등 상대 선발 고원준과 구원 등판한 송승준을 괴롭혔다. 그러나 이 기회에서 더 이상 득점을 내지 못했다. 4회에는 안타 2개를 치고도 무득점에 그쳤고 5회와 6회는 상위타선에서 나란히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롯데에 숨을 고를 시간을 줬다.
신중한 투수 교체도 교훈으로 삼을 법하다. 두산은 승기를 잡은 8회 에이스 카드인 더스틴 니퍼트를 올렸다. 그러나 니퍼트는 부진했고 결과적으로 이는 팀 마운드 전체의 부담이 가중되는 악영향을 낳았다. 여기에 두산 벤치의 선택은 1·2차전에서 부진해 가뜩이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홍상삼이었다. 결국 밀어내기 볼넷과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 10회에도 마무리 스캇 프록터를 아낀 것이 결국 화근이 됐다.
두산은 올해 3차전에서 불펜 투수들이 좋은 활약을 선보였지만 상대적으로도 소모도 컸다. 벼랑 끝에 몰린 만큼 1·2차전 선발로 나섰던 니퍼트와 유희관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무대인만큼 더 신중하게 투수 교체 카드를 가져가야 넥센의 타선과 불펜진을 돌파할 수 있다. 당시 패착을 투수 교체로 뽑았던 김진욱 두산 감독이 지난해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세밀한 플레이와 집중력도 필요하다. 두산은 지난해 4차전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실책으로 졌다. 주자가 2루에 있는 상황에서 폭투성 공이 들어왔고 양의지가 3루에 간 박준서를 견제한다는 것이 뒤로 빠지며 허무하게 경기가 끝이 났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몇몇 실책성 플레이로 “경험이 더 많다”라는 말이 무색해진 두산이다. 이제 한 번의 치명적 실수는 곧 탈락으로 연결된다. 넥센 이상의 집중력과 투지, 그리고 전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